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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용석 기자의 PoliTalk] 차기 백악관 주인은 '폴리테이너'

케네디, 젊은 이미지로 닉슨 제압
레이건 '촌철살인 유머' 49개 주 승
트럼프 vs 힐러리 승부도 토론에서

대선은 비주얼과 이미지 승부다.

미국에서는 1960년 대통령 선거부터 첫 TV 토론이 있었다. 그해 9월26일에 존 F. 케네디와 리처드 닉슨의 대결이 성사됐다. 미국인 7000만 명이 시청했다. 43세의 케네디는 젊고 박력이 넘쳤다. 겉모습부터 닉슨에 단연 앞섰다. 닉슨은 '지치고 늙은' 이미지였다.

당시 유권자들의 57%가 "토론회를 보고 지지 후보를 결정했다"고 답했다. 케네디가 백악관에 입성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흥미로운 점은 토론회를 라디오로 들은 유권자들은 닉슨의 압승을 점쳤다는 점이다. TV의 시각적 효과가 이성적 사고를 지배한 셈이다. 이후 케네디는 TV를 적극 활용했다. 하루 두 차례의 백악관 기자회견을 정례화했다. 케네디는 사실상 최초의 TV 정치 스타인 셈이다.



TV토론은 케네디-닉슨 이후 16년 동안 중단됐다.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1964년 선거 때는 현직 대통령이던 린든 존슨이 피했고, 68년과 72년에는 닉슨이 '케네디 악몽'이 재현될 것을 우려해 사양했다. 현직 제럴드 포드 대통령과 지미 카터 전 조지아 주지사가 맞붙은 76년 선거 때 TV토론이 부활했다. 이때도 토론이 백악관 주인을 바꿨다. 포드는 "동유럽은 소련의 지배에서 해방됐다"는 실언으로 낙선했다.

케네디에 이어 최고 스타 정치인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다. 영화배우 출신의 그는 잘 생겼을 뿐 아니라 말 한마디로 판세를 뒤집는 이미지 정치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

'위대한 소통가'라는 별명을 지닌 레이건은 TV토론에서 촌철살인 유머로 유권자들을 휘어잡았다.

'볼티모어 선' 기자가 재선에 나선 레이건 대통령에게 질문했다. "당신은 미국 역사상 가장 나이가 많은 대통령이다. 최근 당신 참모들이 먼데일 후보와 대결에 힘겨워한다는 말도 나온다. 제 역할을 할 수 있겠나?"

당시 73살이던 레이건의 약점은 상대방 후보보다 17살이나 많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상대 후보가 대통령을 하기에 너무 어리다거나 경험이 너무 부족하다는 점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 좌중뿐 아니라 먼데일 그리고 질문을 한 볼티모어 선 기자마저 폭소를 터뜨렸다. 50개 주 중 49개 주에서 승리한 데는 그의 유머 감각이 큰 역할을 했다.

90년대 들어 빌 클린턴이 '폴리테이너' 시대를 열었다. 1992년 6월 '아세니오 홀 쇼'에 출연한 그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하트브레이크 호텔'을 색소폰으로 멋지게 연주해 청중을 열광케 했다. 클린턴의 색소폰 연주는 선거문화를 바꾼 일대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그뒤 조지 W. 부시와 앨 고어도 경쟁적으로 토크쇼에 출연했다. 결국 '친근한' 이미지의 부시가 승리했다. 오바마도 예능 정치의 달인으로 통한다. 취임 이후에도 데이비드 레터맨 쇼, 제이 레노 쇼, 오프라 윈프리 쇼 등을 찾아 백악관에서의 일상을 말하거나 정책 홍보를 해 경제 불황 시기에도 호감도가 늘 높았다.

이제 관심은 도널드 트럼프(공화)와 힐러리 클린턴(민주)의 대선토론(9월26일)에 쏠리고 있다. 이들 중 더 '시각적'으로 강렬한 이미지를 남기는 후보가 백악관의 새 주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원용석 기자 won.yongsu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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