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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이상 기온, 문 앞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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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6/08/23 미주판 8면 기사입력 2016/08/22 22:37

안유회/논설위원

지난주 필랜 등을 덮친 블루컷 산불은 아픈 생태계의 몸부림을 실감할 수 있게 했다. 필랜은 한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인 이유로 적지 않은 한인들이 내 몸에 불이 붙은 듯 아픈 경험이었을 것이다.

최근 가주를 펄펄 끓게 한 폭염과 꼬리를 물고 이어진 대형 산불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그럼에도 블루컷 산불이 무서웠던 이유는 베터랑 소방관들도 경악하게 한 확산 속도 때문이다. 5년째 기세가 꺾이지 않은 가뭄과 최근의 폭염은 공기도 식물도 땅도 마르게 했고 불길은 바람을 타고 건조한 숲을 무서운 속도로 삼켰다.

전국적으로 산불이 급증한 것은 2015년부터로 최근 가장 피해가 컸던 지역은 알래스카다. 알래스카의 80%에 해당하는 지역의 지하에 있던 영구 동토층이 녹으면서 싱크홀과 산사태가 빈발하더니 눈이 사라진 지역에서 5000년래 처음으로 산불이 발생하는 등 올해만 500만 에이커가 재로 사라지는 재앙을 겪고 있다.

불똥은 워싱턴주와 가주 등 서부주로 옮겨붙었다. 알래스카만큼은 아니지만 가주의 피해도 결코 적지 않다. 올해 가주의 산불 피해 면적은 15만 에이커에 육박한다. 지난 5년간 전체 산불 시즌의 연평균 소실 면적의 4배나 된다. 최근 가주의 산불을 놓고 과학자들이 이상 기온의 발자국이라고 부르는 것이 이상하지도 않다.

최근 기후 변화는 습한 지역을 더욱 습하게 건조한 지역은 더욱 건조하게 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더욱 습해진 루이지애나에서는 홍수가 더욱 건조해진 서부주에서는 산불이 더 큰 기세로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다.

예일대학의 한 조사보고서는 아예 블루컷 산불 대피자 8만 명과 루이지애나 홍수 대피자 3만 명을 기후 변화 난민이라고 규정했다. 이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자연재해 앞에서 과학자들이 느끼는 기후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보여준다.

이런 어수선한 상황에서 국립공원국(NPS)은 이번주 창설 100년을 맞는다. 지난해 3억500만 명이 찾은 국립공원은 전문가들의 표현에 따르면 기후 변화의 전면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 해수면 상승과 산성화된 바다의 침식작용 강화 산불 증가로 412개에 이르는 국립공원과 모뉴먼트가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NPS는 이미 2014년 보고서에서 국립공원 5곳 중 4곳은 기후 변화의 끝단에 서있다고 경고했고 온실개스 배출을 아무리 급격하게 감소시키더라도 기후 변화는 피할 수 없는 미래가 될 수 있다는 비관론까지 나오고 있다. 일부에선 기후 변화가 백인 정착민의 도착과 맞먹을 정도로 산림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 6월 버락 오마바 대통령이 요세미티를 방문해 "기후 변화는 빙하국립공원에 빙하가 없고 자슈아트리국립공원에 자슈아트리가 없는 것을 의미한다"고 경고한 것은 결코 가볍지 않다. 지상 최대 생물 중 하나인 세코이아 65그루도 덥고 건조한 기후에 대량 고사하거나 훼손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당장 올해를 넘기는 것을 걱정하는 이들도 있다. 연방산림국(USFS)은 진화 비용 급증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1995년 전체 예산의 16%에 불과했던 산불 예방.진화 비용은 올해 벌써 전체 예산의 50%를 넘어갈 기세다. 급기야 연방농무부 톰 빌색 장관은 대형 산불을 허리케인과 홍수에 준하는 자연재해로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USFS는 가주에서 가장 위험한 산불 시즌으로 9월 말~12월을 꼽고 있다. 5~6개월 동안 폭염에 시달리며 바짝 마른 산림으로 사막에서 시작된 샌타아나 바람이 불 때를 걱정하는 것이다. 아직 최악의 시기는 오지 않았다.

국립공원의 아버지로 불리는 존 무어는 이렇게 말했다. "무엇을 잡아당기든 우주의 모든 것과 연결됐다." 온난화와 이상 기온이 문앞까지 닥쳐온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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