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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인국민회 활동지가 폐허로 변했어요"

최근 쿠바 방문한 '멕시코 이민사' 작가 이자경씨

"긴 시간을 떨어져 살았지만 한인들은 비슷합니다. 쿠바 후손들의 언어는 달라져도 문화가 같으니 동질감을 찾을 수가 있었습니다."

세상과 격리된 낙원(?)이라고 불리우는 쿠바가 최근 미국과의 관계개선으로 서방세계에 조금씩 숨겨놨던 속살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한국인 멕시코 이민사'를 비롯해 한인 이민선조들의 굴곡어린 개척사를 전세계에 소개해 미주 한인들에게도 감동을 전해온 작가 이자경(72)씨가 쿠바로 이민했던 한인들의 후손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한국의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김치문화연구소의 의뢰로 최근 멕시코를 경유해 쿠바를 1주일간 방문하고 돌아왔다. 수도 아바나를 비롯해 에네켄으로 유명했던 카르데나스, 마딴사스 지역이다.

"20세기 초 쿠바는 사탕수수로 노동력을 끌어 모으고 있었습니다. 한인들, 멕시코에 도착했던 1000여 명중 일부가 쿠바로 유입됐습니다. 그게 쿠바 이민의 시작이죠."

쿠바가 한인 이민자들에게 기회의 땅은 되지 못했다. 사탕수수 값의 폭락으로 에네켄 재배 노동자로 전락, 하와이보다 더 힘든 험지가 됐던 것이다. 그리고 이리저리 흩어졌다.



이미 쿠바의 한인 후손들은 조상들이 정착했던 곳을 떠난지 오래다. 이씨가 후손을 찾아 방문하니 폐허만 남아 있었다고 한다.

1959년 쿠바혁명이 일어나서 외부와 소식이 끊어져 더욱 감감해졌다. 물론 혁명 당시 쿠바를 탈출한 한인들도 몇 가정이 있다. 마이애미에 거주하는 99세인 안수명씨의 가정이 그중 하나다.

"사실 1937년 대한인국민회 지부가 활발히 활동할 정도로 쿠바는 아주 먼 곳이 아니었습니다."

쿠바에 3곳의 대한인국민회 지방회가 있을 정도로 미국과 가까운 곳이었지만 쿠바 혁명정부의 궁핍한 사정은 이민자들에게는 더욱 고통스러웠던 것같다. 단순 노동자들에게는 어려움이 컸을 것이다. 반면 쿠바의 무상 의료, 무상 교육, 무상 전기같은 복지 혜택은 한인들의 정체성을 무디게한 요인이 되었다고 이씨는 분석했다.

"쿠바는 생각과 달리 비료가 부족해 유기농을 했고 DMZ같이 생태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씨는 "끈질긴 한인 후손들의 삶을 보면서 많이 감동했다"며 "우리가 정체성만 제대로 잃지 않게 자녀를 잘 교육시키면 우리 후손들도 한인들로서의 자긍심을 갖고 잘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씨의 방문기록은 10월쯤 김치문화연구소를 통해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장병희 기자

▶이자경씨는 함경북도 회령 출생으로 서라벌 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70년부터 2년동안 한국에서 행정신문지 월간 '중앙행정' 편집장으로 활동하다 77년 4월 미국으로 이민왔다. 1996년 멕시코 한인 이민사를 연재해 문화일보.SBS.지식산업사가 공동주관하는 '광복 50돌 기념 해외한국인기록문화상' 대상을 수상했다. 1998년 출간한 '한국인 멕시코 이민사'는 그해 문화관광부 추천도서에 선정됐다. 또한 2007년에도 '멕시코 한인 이민 100년사:에네켄 가시밭의 100년 오딧세이'를 펴냈다. 이 책은 총 1430페이지로 300여장에 달하는 사진과 도표가 첨부돼 있을 만큼 방대한 양으로 이 분야에서 독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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