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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 칼럼] 성공적 프레젠테이션 전략

전현재 / 뉴욕무역관 대리

2007년 스티브 잡스의 첫 아이폰(iPhone) 프리젠테이션을 기억하는가? 세상을 바꾼 아이폰의 그 혁신적인 기술도 놀라웠지만, 당시 많은 사람들이 잡스가 보여준 단순명료 하면서도 감성적인 시연에 큰 찬사를 보냈다.

이번 달 초, 국내 유수 조명 제조사(S사)와 함께 뉴욕전력공사(New York Power Authority)를 방문해 조달관들 앞에서 제품 시연을 하는 기회가 있었다. 뉴욕주 전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만큼 예산과 구매력이 높은 정부기관으로 미팅 성사에 대한 뿌듯함과 함께 S사의 프리젠테이션에 대한 기대감이 동시에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잡스 만큼은 아니었더라도 조달관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데 성공한 S사의 사례를 통해 프리젠테이션의 기본 요소와 발표자들이 흔히 저지르게 되는 실수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발표 자료(PPT)는 심플할수록 좋다. 가장 흔히 하는 실수가 되도록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싶은 욕심에 과하게 내용을 담아 화면에 띄우는 것이다. 이는 청중으로 하여금 시선이 고정되지 않아 지루하게 만들며 자칫 딴 일을 할 기회요소를 제공한다. 미국에는 짧고 간략한 제품소개를 통해 발표의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하려는 문화가 널리 자리잡고 있다. 30초 안에 제품을 설명하고 관심을 끌어야 하는 엘리베이터 피치(Elevator Pitch)가 유행일 정도로 말이다.

특히 가장 지양해야 할 점은 발표 자료를 그대로 읽는 것이다. 자료는 이해를 돕는 보조역할일 뿐, 자료가 발표의 모든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둘째, 스토리텔링을 통해 청중과의 교감을 이끌어 내자. 미국인들은 스토리를 좋아한다. 하지만 일면식이 없는 다수의 청중과 공유할 만한 개인적인 스토리가 없다면, 제품 자체에 대한 내용을 가볍게 공유해 보자. 제품 개발과정에는 늘 사연이 있다. 기존 상품들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제품 개발에 성공하였는지에 대한 스토리는 미국인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또한 청중 내 한두 명을 골라 연관성을 부여함으로써 교감을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미팅에서는 한 엔지니어가 뉴욕 양키스 폴로를 입고 있었다. 이를 확인하고 발표 중간 그 엔지니어를 가리키며 "당신이 좋아할 내용이지만 메츠 팬이라면 잠깐 나가 계셔야 할 것 같습니다"라며 현재 진행중인 뉴욕 양키스 구단과의 거래에 대해 소개했다. 폭소가 터져 나왔다. 이 한마디를 통해 해당 엔지니어에게는 이 발표를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었으며 다른 이에게도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었다.

셋째, 청중에 누가 앉아 있는지를 미리 파악하고 이에 맞춰 내용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 가령 한 제품에 많은 기능을 탑재하여 이를 모두 어필하는 기업이 있다. 이 모든 기능이 서로 연관성이 있다 하더라도 참가한 개개인의 우선순위는 다르다. 이럴 때에는 청중의 최대 관심사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에 대응하는 기능을 먼저 소개함으로써 이목을 끌어야 한다. 가장 자랑할 만한 기능이나 성공담이 대다수의 청중과 무관하다면 그 부분은 과감히 제외시키거나 뒷부분에 배치하도록 하자.

예를 들어, 이번 미팅에 참석한 15명의 관계자 중 절반은 에너지효율 부서 소속이었다. 따라서 S사는 타사 제품 대비 에너지 효율에 대한 효능과 이를 입증하는 데이터를 먼저 보여주어 관심을 끌어내었고, 그들은 추가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자 발표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미국 사람들은 바쁜 근무환경 속에서 시간을 매우 효율적으로 쓰는데 익숙해져 있다. 따라서 그들의 시간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면 듣고 싶은 말을 먼저 들려주자.

잡스의 발표를 보면 청중과 주고받는 유머, 제품 개발에 필요했던 영감, 그리고 잡스가 하는 말에 자연스레 따라오는 자료는 한 시간이 넘는 발표가 공연보다 흥미롭게 느껴질 정도였다. 청중의 입장에서 발표를 준비해 보자. 아무리 중요한 내용이라도 청중과의 교감에 실패한다면 다음 기회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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