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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클린턴의 적은 트럼프가 아니다

안유회 / 논설위원

클린턴의 적은 이제 클린턴만 남은 것일까?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다시 이메일 논란에 휩싸이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지난 7월 연방수사국(FBI)의 불기소 결정으로 끝난 것처럼 보인 스캔들이 도깨비불처럼 살아나고 있다.

지난 22일 연방수사국은 클린턴이 정부에 제출하지 않은 1만4900개 이상의 이메일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공무 관련 개인 이메일을 모두 제출했다고 밝힌 클린턴의 주장과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오바마행정부는 11월 대선 이전에 이메일 내용을 공개하라는 강한 압력을 받고 있다. 국무부는 새로 발견된 이메일을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하겠지만 10월 중순이나 돼야 첫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자 제임스 보스버그 연방판사는 한 달 안에 이메일에 대한 판단을 끝내고 9월 23일까지 이를 어떻게 공개할 것인지 보고하라고 국무부에 명령했다. 오바마 행정부가 공개 절차를 늦추거나 대선 이후에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는 예상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대선 전 공개를 확실하게 못박은 것이다.

하루 뒤인 23일 AP통신은 클린턴의 국무장관 재직 시 일정을 분석한 결과 직접 만나거나 전화 통화한 민간 이익단체 인사 154명 가운데 최소 85명이 클린턴재단에 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85명의 기부금 총액은 1억5600만 달러였다. AP는 클린턴재단 후원자와 클린턴의 만남이 규정 위반은 아니지만 재단에 기부한 돈이 클린턴과의 만남을 위한 대가라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클린턴 측은 AP가 모든 회의와 전화 통화 일정을 다루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재단 후원 여부와 관계없이 외부 인사를 만났다고 주장했다.

두 개의 의혹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그 엄중함에서 무게가 다르다. 이메일 스캔들의 의혹은 '1급 안보 비밀을 적에게 노출했나' '어떤 비밀 정보가 얼마나 많이 들어있나' '고의적인 위법 의도가 있었나'이다. 클린턴재단 의혹은 재단의 이익을 위해 공직과 국가기관의 영향력을 이용했나이다. 최악의 상황은 이메일에서 클린턴재단과 관련해 영향력을 행사한 흔적이 발견되는 것이다.

현재 대선 판세만 보면 클린턴은 확실히 탄력을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이슬람 전사 군인의 유가족을 공격한 이후 지지율 하락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지율 격차가 좁혀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클린턴은 3~7%포인트의 우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클린턴의 우세는 사실상 트럼프의 헛발질에 큰 빚을 지고 있다. 따라서 트럼프가 막말에 사과도 한 지금 남은 유세 기간 동안 있을 정책 대결 결과와 TV토론 분위기에 따라 상황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이번 대선은 어차피 처음부터 '이런 일은 없을 거야'라고 단언할 수 없었으니까.

지지율 우세가 한동안 유지되자 클린턴 진영에서는 최근 다시 대세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클린턴 진영이 이메일 의혹에 대해 한편으론 무시하며 돌파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지율에서 앞서니 가능한 일이다. 클린턴이 "연기가 많이 난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불이 난 건 아니다"라고 말한 것도 이런 전략에서 나온 말일 것이다.

하지만 두 개의 스캔들 중 하나라도 사실로 드러나면 그 파괴력은 엄청날 것이다. 설사 파멸적 상황이 아니라 해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집권 기간 내내 괴롭힘을 당할 수 있다. 공화당에서는 두 개의 스캔들을 이용해 클린턴의 합법성을 훼손하는 전략이 나오고 있다. 이번에 안 되면 재선을 막는다는 장기전이다.

분명한 것은 현재 클린턴의 적은 자신이다. 트럼프는 그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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