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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 뉴튼 수도원에 한국 정원 만든다

흥남 철수 기적 만든 주인공
레너드 라루 선장 잠든 곳
미스김라일락·무궁화 심기로

6·25전쟁 중이던 지난 1950년 12월 23일, 정원이 60명에 불과한 화물선 메러디스 빅토리(Meredith Victory)호는 중공군에 쫓기던 피란민 1만4000여 명을 태우고 흥남부두를 출발한다. ‘흥남 철수작전’이라 불리는 기적은 이 배의 선장 레너드 라루의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라루 선장의 인도주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그가 잠든 뉴저지주 뉴튼의 세인트폴 수도원에 한국 정원이 조성될 계획이다. 세인트폴 수도원은 뉴욕시에서 서쪽으로 약 60마일 떨어진 곳에 있다.

환경운동가 백영현 1492그린클럽 대표는 “라루 선장이 1954년부터 생을 마감하는 2001년까지 수도사로서 여생을 보낸 뉴튼의 수도원에 미스김라일락·한국산소나무·무궁화 등이 심어지는 정원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도원을 맡고 있는 사무엘 김 주임신부 등도 백 대표의 계획을 적극 돕고 있다.

정원은 수도원 한 편에 마련된 라루 선장의 묘지 인근에 500에이커 규모로 조성된다. 라루 선장 묘지와 맞닿아 있는 예수상 주변에 한국산 나무 약 1만4000그루가 심어질 예정이다.



백 대표는 “오는 13일 첫 식수가 이뤄진다. 1차로 미스김라일락 140그루가 심어지게 되며 앞으로 다양한 한국산 품종의 나무와 꽃으로 이뤄진 정원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수도원에 한국 품종 나무와 꽃으로 꾸며지는 정원이 조성되는 것은 라루 선장의 인도주의적 행동을 추모하기 위한 것.

흥남 철수작전에서 ‘기적의 배’를 이끌었던 라루 선장은 이후 바다를 떠나 지난 1954년부터 뉴튼의 세인트폴 성당에서 평생을 수도사로 살았다. ‘마리누스’라는 이름으로 수도사의 삶을 산 라루 선장은 2001년 10월 14일 87세의 나이로 숨을 거둘 때까지 딱 한번 수도원 밖을 나왔다. 1960년 6월 미 정부가 수여한 ‘용감한 배’ 훈장을 받기 위해서였다.

그는 흥남 작전에 대해 “때때로 그 항해를 생각한다”며 “그러면 그해 크리스마스에 황량하고 차가운 한국의 바다 위에서 하나님의 손길이 배의 키를 잡고 계셨다는 메시지가 명확히 떠오른다”고 회고했다.

흥미로운 것은 라루 선장이 묻힌 수도원은 현재 한국의 왜관 수도원이 운영하고 있다. 베네딕토회 소속인 이 수도원은 한때 80여 명의 수도사가 함께 생활하는 등 활발한 기도공동체였으나 수도사 감소와 재정난으로 인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라루 선장이 숨지기 이틀 전, 베네딕토회연합회의 요청을 받은 한국의 왜관수도원이 세인트폴 수도원 운영을 맡기로 결정해 폐쇄 위기를 면했다. 현재 사무엘 김 신부 외에 한국인 수도사 여러 명이 수도원에서 생활하며 부흥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는 2004년 1월 11일자 기사로 “한국인들에 의한 세인트폴 수도원의 부흥은 과거 흥남 철수를 이끌었던 라루 수도사의 선행에 대한 보은으로 보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백 대표는 “라루 선장은 생전 인간이 할 수 있는 최고로 고귀한 행동을 했다. 한국에서 온 나무와 꽃의 향기를 통해 수많은 한국인을 구했던 라루 선장의 선행이 영원히 퍼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서한서 기자 seo.hanse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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