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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천성도 변화시키는 '사랑'

수잔 정/소아정신과 전문의

1980년대 하버드대학 발달심리학 교수인 제롬 케이건은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정상적인 아이들이, 모르는 손님이 오는 것 같은 새로운 자극을 대면하면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관찰했다.

대부분은 호기심이 발동해서 앞으로 나와 새로운 손님이나 물체를 바라보거나 가까이 갔는데 20%는 엄마 등 뒤로 숨었다.

그는 등 뒤로 숨은 아이를 'Inhibited child'라 불렀는데 이들 중에서 장래에 불안이나 우울 증상을 가진 성인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아미그달라(amygdala·감정뇌 안에 있음)가 긴급 작동해 안전한 곳(엄마의 등 뒤)으로 피신한 이들 어린이들은 지나치게 예민한 상태로 태어났다는 것이 그의 가정이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이 어린이들이 성인이 된 후에 조사해 보니 3분의 1만 성격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고, 나머지는 숨고 싶은 감정을 이성의 힘으로 억누르는 방법을 배워서 기질이 변해 있었다.

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신경비계(Neural scaffolding)'라고 불렀다. 그래서 케이건 박사는 "예민하게 태어난 어린이들의 70%가 부모나 자신의 노력에 의해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했다"고 말한다.

즉 선천적으로 예민하게 작동하는 아미그달라를 바꿀 수는 없지만 이성의 힘을 이용해서 만들어 놓은 '비계(scaffold)'를 계속 사용해 강하게 만들어 놓음으로써 새로운 신경회로(neural circuity)의 길을 갖게 된 것이다.

그럼 어떠한 방식의 자녀교육이 우리 아이들을 가장 행복하고 원만한 어른으로 성장시킬 수 있을까. 영국의 정신분석가였던 존 보울비는 1950년대부터 엄마와 아기 사이의 감정유대가 일생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밑받침이 된다고 주장했다.

신생아 때부터 아기들은 엄마(또는 엄마 역할을 하는 할머니나 아빠 등)에게 각종 신호를 보낸다. 눈을 마주치거나 입을 비쭉거리거나 울어대면서 엄마의 반응을 기다린다. 때마침 엄마가 눈치빠르게 눈을 맞추어 주고 옹알이에 대응해 주고 웃어주면 아기는 너무나 기뻐서 손발을 버둥대고 소리를 꽥꽥지른다. 이때 옥시토신이라는 뇌전파 물질이 나와서 엄마와의 애정을 더욱 깊게 해주면 온몸이 편안하고 안정되게 느껴진다. 또한 엔도르핀까지 나와서 마치 어른이 모르핀 주사를 맞은 것처럼 기쁨이 넘친다.

이를 1년 동안 경험하면 아기는 인생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된다. 그러나 이런 믿음을 갖지 못하면 불안하거나 남을 피하는 성격이 되기 쉽다.

심리학자 에드워드 트로닉 박사는 일부 아이들은 경우, 생후 6개월쯤부터 엄마와 자신 사이의 관계를 회복시키는 방법을 찾아내는 능력이 있음을 발견했다.

트로닉 박사는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엄마와 아기가 재미있게 놀다가 갑자기 엄마가 'still face(꼼짝하지 않는 정물 얼굴)'로 변했다. 그러면 아기는 놀라고 투정을 부리고 괴로워한다. 아기들은 관계 회복을 위해 안간힘을 쓴다. 애교를 부리기도 하고 울기도 한다. 그래도 엄마가 반응하지 않으면 아기는 포기상태로 되어 먼 곳을 바라보거나 자신의 손가락을 빨며 자위를 한다. 그러다가 엄마가 다시 본연의 사랑스러운 상태로 되돌아 오면 기분을 회복하게 된다.

엄마와의 관계가 불안정했지만 정신과 상담을 통해서 믿음을 갖는 것도 가능하다. 회복이 힘든 사람들은 혼자서 폭식, 음주 과다. 인터넷 중독 등에 빠져들기 쉽다. 연인, 친구도 심리치료사만큼 인간관계를 수정하는 방법을 배우도록 도울 수 있다.

과거를 원망하는 대신에 사랑과 믿음의 대상을 찾아내어 행복한 인생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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