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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프리즘] 유재환 행장, 진정한 창의력

[LA중앙일보] 발행 2007/03/19 경제 2면 기사입력 2007/03/16 17:51

중앙은행장 / 호기심·발상의 전환, 얼마든지 개발 가능

수율(Yield)이라는 용어가 있다. 100을 투입해 90이 나왔다면 수율은 90이다. 한마디로 원재료가 공정을 거쳐 완제품으로 나오는 비율을 뜻한다.

모든 공정에서 수율의 개념이 중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곳 가운데 하나가 반도체 업종이다.

예를 들어 냉장고가 생산 과정에서 불량품으로 판정이 되면 문제있는 부품만 교체하면 된다. 그러나 초정밀 공정을 통해서 생산되는 반도체는 불량이 있어도 수리가 불가능해 100% 손실로 이어진다. 대형 반도체 업체에서 수율 1%의 향상은 실적으로 수백억원까지 차이가 날 정도다.

지금은 세계 최대 기업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은 한국의 한 업체에서 지난 96년 있었던 일이다. 어느날 갑자기 생산 라인에서 반도체 불량판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회사는 석박사를 포함한 전문가들을 총동원했지만 그 이유를 찾아내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를 수 밖에 없었다.

이유를 찾아낸 사람은 이 회사의 생산직 직원이었다. 문제는 반도체 원판 작업대를 결합시키고 있는 나사였다. 수 많은 나사들의 조임 강도가 미세하게 다른 것을 발견한 것이다. 나사를 조인 이 미세한 힘의 차이가 작업대에 미세한 진동의 차이를 가져와 초정밀을 요구하는 반도체를 불량품으로 만들어낸 것이었다.

학위나 반도체 지식은 없었지만 이 사람의 '다른 눈'이 회사를 위기에서 구해낸 것이었다.

무한 경쟁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창의력을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겉으로는 "맞습니다"하고 맞장구 치면서 마음 속으로는 '내가 무슨...' 이라는 부정적인 사고 방식이 지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위의 '공구 박사'를 보면서 바로 이런 것이 진정한 '창의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다른 눈'으로 무언가를 보고 생각한다는 것이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위의 직원은 공구에 관해서는 나름대로 노하우와 쌓인 지식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직원의 공구에 대한 단순하면서도 불완전한 지식이 발상의 전환을 통해 그런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의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 원천은 다양하다. 자신의 생활이든 타인과의 경험이든 아니면 책을 통해서든 때로는 자신도 표현할 수 없는 여러가지 내재적인 지식들도 함께 가지고 있다.

직장에 다니는 우리들도 마찬가지다. 하루 하루 지나면서 각기 맡은 분야에 지식과 경험은 쌓여 간다.

창의력은 타고난 재능이나 천재성과는 다르다. 주변을 바라보는 다른 눈과 호기심 그리고 다른 사람 또는 동료 고객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면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다.

어느 최고 경영자가 한 말이 생각난다. "레몬이 하나 생겼다면 그 자체에 만족하지 말고 레몬 주스를 만들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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