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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씨앗 이야기

[LA중앙일보] 발행 2016/09/13 미주판 28면 기사입력 2016/09/12 19:58

서혜전 교무 / 원불교 LA교당

얼마 전 교도 한 분이 책을 냈다며 보내오셨다.

'씨앗이야기' 엄마를 잃고,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게 된 작은 씨앗이 자연 속에서 만나지는 애벌레, 나무, 바람, 구름, 토끼풀, 땅 등을 통해 진정한 자신을 찾게 된다는 동화였다.

씨앗 즉 종자는 흙 속에 묻혀 보이지 않지만 싹을 내는 가능성의 힘이 있기 때문에 정신현상에 종종 응용되기도 한다.

"저 과수도 종자가 좋고, 땅을 잘 만나고, 우로지택이 고르고, 사람의 적공이 잘 들어야 훌륭한 결실을 보게 되는 것 같이, 사람도 훌륭한 인격을 완성함에는 이 네 가지 요소를 갖추어야 된다." (원불교 정산종사 법어 무본편 )

유식학에서는 "종자란 아뢰야식 속에 있어 직접 결과를 생하는 특수한 힘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종자가 아뢰아식에 심어지는 과정을 훈습이라 부르는데, 바로 우리가 무심코 하게 되는 행동. 즉 습관성이 종자가 되는 것이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다 마음도 다르고 행동도 다르게 태어나는 것은 사람마다 익혀 온 습관의 종자가 각각 다른 까닭일 것이다. 학창시절 한 스승님께서 이런 말씀을 해 주셨다. "우리는 모두 부처의 종자가 있는데, 종자 스스로 해야 할 일이 있단다. 그게 무엇일까?"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오간 후 말씀하시길 "종자 스스로 썩어야 된다." 좋은 습관들이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한 해를 시작하며 "이번만은" 하며 야심차게 시작했다가 온갖 유혹과 체념으로 작심삼일 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목표가 있고, 꿈이 있다면 반드시 해야 할 일로 정해두고, 유념을 해서 습관이 되도록 까지 노력해 볼 일이다.

식물의 종자를 인이라 한다면 햇빛, 흙, 물 등은 연이라 할 수 있다. 인과 연이 결합하여 비로소 싹을 틔운다. 사람의 땅은 인연이라 할 수 있다. 만남만큼 중요한 일이 또 있을까, 부모와의 만남, 친구와의 만남, 스승과의 만남, 동료와의 만남 등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수많은 만남이 이루어지지만, 그 중에서도 나를 향상시켜주고, 깨우쳐주는 인연들을 만나야 좋은 인격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잘못 만나서 바른 지도를 받지 못하거나 옳은 일을 하려할 때에 반대하고 막거나 한다면 좋은 싹을 틔우기 힘들 것이다. 그러니 좋은 인연을 많이 맺는 데에 노력해야 한다.

사람의 우로(雨露)는 곧 법의 우로를 말한다. 자주 성인들의 경전이나 현자들의 말씀을 자주 접하거나, 자기 자신보다 더 나은 스승이나 벗들과 자주 법담을 나누어야 마음에 좋은 싹이 잘 자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자주 좋은 경전을 접하자.

마지막으로 인격 완성에 있어서 인공(人功)이란 곧 자기의 공력을 말한다. 우리가 좋은 습관을 가졌고 좋은 인연을 만났고 또 좋은 법설을 들었다 하더라도 각자의 노력하는 힘이 들지 않고는 훌륭한 인격을 이룰 수 없다. 그러므로, 아기가 커서 어른이 되고, 제자가 배워 스승이 되듯, 하나하나 스스로 공을 들여서 사람으로서 격을 높여간다면, 더욱 격조 있는 행복감을 맛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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