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음악으로 쓰는 짧은 편지]시대를 앞서갔던 작곡가, 베토벤

이영은/첼리스트

악성(樂聖)이라는 별명으로도 잘 알려진 베토벤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은 ‘운명 교향곡’을 비롯하여 일반인들에게도 친숙한 수많은 대작을 작곡한 음악가이다. 그는 독일의 본(Bonn)이라는 도시의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났는데, 알코올 중독에 빠진 아버지 때문에 형편이 좋지 않게 되자 열한 살 때 학교를 그만두어야 했고, 그의 나이 17세에 모친이 사망한 후에는 가장으로서 가족을 부양해야 했다. 어린 나이에 부딪힌 어려운 상황에서도 음악뿐 아니라 문학, 철학, 역사 등 여러 분야의 지식과 교양을 쌓는 등 상당한 노력파의 기질을 가진 인물이었다.

베토벤은 대표적인 고전파 작곡가인 동시에, 낭만주의로의 길을 열어준, 음악사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다. 그의 작품들 중 초기에 작곡된 곡들은 하이든이나 모차르트의 작품처럼 단순한 음악의 양상을 보이는 전형적인 고전주의 음악의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후기로 갈수록 점점 화성적으로 복잡하고 다양한 짜임새를 보이는 등, 그동안 다른 고전파 작곡가들의 음악에서는 흔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들이 나타난다. 이러한 그의 시도들은 후대의 많은 작곡가에게 영감을 주었으며, 그것이 바로 낭만주의 음악의 시작이었다.

베토벤은 그의 나이 서른 즈음부터 서서히 청력을 잃어서, 마흔 즈음에는 전혀 들을 수 없게 되었다. 그는 이러한 신체적 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작곡 능력과 끊임없는 창작 욕구로 수많은 대작을 배출해냈다. 일부 음악학자들은 그의 청력 장애가 그의 작곡에 많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청력을 잃은 베토벤이 머릿속으로 그렸던 음악은 당대의 사람들이 즐기던 음악과 조금은 다른, 새로운 양상을 띄지는 않았을까.

베토벤은 여러 다양한 장르에서 영향력이 높은 작품들을 배출했다. 32개의 피아노 소나타, 16개의 현악사중주, 5개의 피아노 협주곡, 10개의 바이올린 소나타와 5개의 첼로소나타를 포함하여 많은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중에서도 그가 작곡한 9개의 교향곡은 많은 의미를 지닌다. 1, 2번 교향곡은 그의 초기, 3~8번은 중기, 9번은 후기의 작품으로, 시기별로 베토벤의 음악적인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을 뿐 아니라, 그 시기에 따라 그가 작품 안에서 어떻게 악기를 다루었는지 잘 나타내주고 있어서 다른 장르들보다 더 흥미롭다. 또한 이 곡들은 향후 낭만주의 교향곡의 발전에 길잡이가 되었던 작품들이다.
가을이 성큼 곁으로 다가오는 계절이다. 이달 한 달 동안 워싱턴 DC 주변에서는 베토벤의 여러 곡을 감상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된다.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17일(토)부터 18일(일)까지 브라이언 간즈(Brian Ganz, 피바디 교수)와 함께 스트랫모어 뮤직센터(Strathmore)에서 베토벤 교향곡 7번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4번을 연주한다. 또 볼티모어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23일(금)부터 25일(일)까지 마이어로프와 스트랫모어에서 베토벤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고 한다.



흔치 않은 이번 기회에 베토벤의 작품들에 흠뻑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