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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된 노처녀 브리짓 존스…애 아빠를 찾아라!

INTERVIEW
'브리짓 존스 베이비' 르네 젤위거 & 콜린 퍼스

브리짓 존스가 돌아왔다. 그리 예쁘지도 않고 어리숙하기 이를 데 없지만, 그래서 더욱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노처녀들의 희망', 바로 그 브리짓 존스(르네 젤위거)다. 1편이 나온 게 2001년, 2편이 나온 게 2004년이니, 무려 12년 만이다. 이번엔 브리짓이 덜컥 임신을 해버렸다. 애 아빠가 누군지도 확실치 않다. 친구 결혼식에서 오랜만에 다시 만나 술 김에 일을 쳐 버린 '옛 남친' 마크 다아시냐, 아니면 뮤직 페스티벌에 갔다가 화끈한 원 나잇 스탠드를 즐긴 잭(패트릭 뎀지)이냐, 알 수가 없다. 그렇게 벌어지는 흥미로운 소동. 새영화 '브리짓 존스 베이비(Bridget Jones's Baby)'를 보는 재미다. 영화 개봉에 앞서 두 주연 배우 르네 젤위거와 콜린 퍼스를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이경민 기자 lee.rachel@koreadaily.com

르네 젤위거

- 브리짓 존스 캐릭터를 다시 연기하게 된 기분이 어땠나.



"아주 흥분됐다. 스크립트를 읽는 내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날 웃게 했다. 이 세계로 다시 돌아올 수 있어 행복했고, 오랜 친구들과의 동창회 같은 느낌도 들었다. 시간이 많이 흐른 만큼, 그 사이 브리짓이 어떻게 성장하고 변화했을까를 발견하는 것도 나에겐 즐거운 경험이었다."

- 이번 영화를 준비하며 1,2편을 다시 봤나.

"물론이다. 마치 나의 '비주얼 다이어리'를 꺼내 보는 느낌이었다. '아, 저땐 저랬었지' 하는 느낌이랄까. 십수년 전이지만 영화 속 그려진 그 시대도, 20대 후반의 여성이 당면하는 문제들도, 굉장히 순수해 보이더라. 그 때의 나도 그랬던 것 같다. 아주 어렸고, 할리우드 세계나 쇼 비즈니스에 대해서도 낯설었고, 경험도 훨씬 적었고, 아주 순진했다. 세계적으로 얼굴을 알리게 된다는 것, 내 사적인 영역을 어느정도 포기해야 한다는 것 등에 대해서도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래도 영화가 아직도 시기적절하게 느껴지고 이 시대 관객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어 기뻤다."

- 10여년 동안 브리짓 존스가 어떻게 변화했다고 설정했나.

"샤론 머과이어 감독과 브리짓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간 일적으로 많은 걸 이뤘고, 그래서 더 자신감에 차 있고, 그래서 덜 순진해졌을 거라 생각했다. 일례로, 예전보다 경제적으로 더 여유가 있어졌을테니 패션 면에서 좀 더 나아진 걸로 설정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낙천적이고, 못말리게 빈구석이 있고, 그렇지만 결코 쉽사리 동요하지 않는 모습으로 그렸다."

- 그간 영화계를 잠시 떠나 있었는데. 뭘하고 지냈나.

"영화랑 상관없는 일을 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내 다른 관심사나, 나도 몰랐던 나의 면모에 대해 탐험해 볼 시간이 필요했고, 인간으로서 성장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필름 비즈니스의 사이클 안에 계속 있다 보면, 그럴 시간이 없고 새로움을 경험하지 못하곤 한다. 결코 내가 배우로서의 삶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뜻은 아니다. 불만이 아니라, 뭔가 다른 걸 해보고 싶었을 뿐이다. 인생의 어느 순간엔, 그렇게 사는게 더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런 경험이 모두 궁극적으로는 내 연기에 좋은 발판이 되어 줄거란 생각도 들었다. 경험이 없다면, 좋은 스토리텔러도 될 수 없는 것 아닌가. 그렇다고 완전 '은퇴'를 했던건 아니다. 대학생때부터 구상했던 TV쇼의 스크립트도 써봤고, 프로듀싱에 대해서도 배웠다."

- 영화 속에서 '강남스타일' 춤을 추는데.

"이거 하난 확실히 말해 줄 수 있다. 절대 앞이 뾰족한, 조막만한 키튼 힐을 신고 이틀 동안 '강남스타일'을 추는 짓은 하지 말라. 진짜 미친짓이다. 내가 '강남스타일'을 잘 못춘 건 아는데, 그래도 정말 즐거운 촬영이었다. 함께 춤 춘 아이들도 진짜 귀여웠다."

콜린 퍼스

- 다시 마크 다아시 역으로 돌아오는 과정이 어땠나.

"쉽진 않았다. 물론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도전까지야 아니었겠지만, 꽤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내가 그간 보수적 영국남자 역할을 많이 하긴 했지만, 그 하나하나가 다 다르기 때문에 다아시의 '영혼'을 소환해 오는 과정이 필요했다. 그래서 영화 1탄을 다시 보면서, 다아시의 대사 톤 등을 리마인드 하기 위해 노력했다."

- 패트릭 댐지가 연기한 잭 캐릭터와의 긴장관계는 어떻게 만들었나.

"패트릭을 만나자마자 그를 좋아하게 됐다. 굉장히 지적이고, 다가가기 쉽고, 재미난 사람이더라. 상대배우와의 관계에서 이런 친밀감이 생기면, 필요한 다이내믹은 자연스럽게 즉흥적으로 따라오는 것 같다. 잭은 그저 시니컬한 나쁜 남자와는 거리가 멀다. 앞의 두 영화에선 아주 매력적이고 영리하고, 브리짓을 사랑하나, 정직하지 못한 나쁜 남자(대니얼 클리버-휴 그랜트)가 있지 않았나. 하지만 이번엔 그렇지 않다. 그래서 다아시에게도 더 힘든 도전이다. 어떤 면에서 잭은 마크와도 비슷하다. 사회적으로 성공했고, 똑똑하고, 브리짓을 사랑하고, 심지어 브리짓에게 최고의 것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다. 그에 비해 마크는, 끊임없이 브리짓을 실망시키는 사람이다. 섹시하고 로맨틱한 남자와 맞서, 브리짓에게 줄 수 있는 거라곤 너무나 속속들이 알고 있는 익숙함과, 끝없이 실망만 시켰던 기억 뿐인 마크가 어떻게 이 난국을 헤쳐 나갈 것인가가 핵심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여성 관객들이 마크 다아시를 응원할 거 같은데.

"내 생각엔 반반 나뉠 것 같다. 이건 그냥 매력적인 나쁜 남자와, 재미없지만 착한 남자 사이의 경쟁은 아니다. 사람들의 경험에 따라, 연애관에 따라 다른 선택의 문제다. 잭이 로맨틱하고 매력적이기 때문도 있지만, 브리짓이 또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새로운 시작을 했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에 잭을 응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그런면에서 잭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낙천적인 미래를 꿈꾸는 사람들은 잭에게 더 공감할 것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사랑은 '집에 오는 것 같은 편안함'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마크 다아시는 한결같은 일관성을 상징한다. 그 모든 시간과 감정의 소용돌이들에도 불구하고, 곁에 있어 주는 누군가를 필요로 한다면, 다아시를 응원하게 되지 않을까."

- 관객들이 브리짓 존스를 왜 이렇게나 좋아할까.

"'탈출'의 의미를 갖는 것 같다. 가볍고 코믹하면서, 한편으로는 아프고 멜랑콜릭한 면도 있으니까. 또 특정 연령대의 사람들에겐 각별히 공감을 사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대도시에서 살아가는, 프로페셔널한 사람들이, 파트너를 찾기 위해 애쓰는 과정이 말이다. 꼭 외로워서만이 아니라, 싱글이라는 사실로 사회적 판단을 받아야 한다는 게 힘들어서 누군가를 찾고자 하는 걸 이해해주는 영화 아닌가. 사실, 1편으로부터 15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브리짓 존스'를 보며 자라왔던 사람들이 이 영화에도 공감을 할 수 있을지 굉장히 궁금하다."


이경민 기자 lee.rache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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