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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스 윌리엄 사운드의 콜럼비아 대 빙하를 만나다

마지막 개척지 알래스카(2)

여전히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안개가 짙게 드리운 산들로 둘러 쌓인 발데즈는 마치 중국 장가계나 스위스 알프스 풍광처럼 환상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이래서 발데즈를 알래스카의 스위스라고 하나 보다. 이 깊은 곳 까지 한국인이 운영하는 호텔이 있다는게 놀랍다.

연어 부화장에서 수 많은 연어뗴를 보며 신선한 연어회 한 점에 와인 한잔이 생각났는데 드디어 호텔에서 연어 스테이크가 나왔다. 연어 스테이크를 빵 대신 나온 밥과 여행사에서 제공해준 김치와 함께 먹었더니 오랫동안 차를 타서 매슥했던 속을 달래준다. 여행사의 세심한 배려가 고맙다.

콜럼비아 대 빙하

발데즈에서 맞이한 셋째 날 아침 역시 비가 내리고 안개가 온 땅을 뒤덮고 있었다. 설렘 반 걱정 반으로 콜롬비아 대 빙하 유람선의 좋은 자리를 차지할 목적으로 우리 일행들은 일찍이 출발하여 발데즈 박물관을 먼저 관람 했다. 그리고 한 시간여를 기다린 끝에 선실의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드디어 7시간의 대장정인 프린스 윌리암 사운드의 일 만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콜롬비아 대빙하 관광이 시작되었다.



프린스 윌리엄 사운드로 불리워지는 바다는 많은 섬들로 둘러싸여 있고 빙하가 가장 많이 흘러 내리는 추가치 산맥으로 병풍을 치고 있어 마치 호수와 같이 잔잔하다. 알래스카에는 크고 작은 빙하의 숫자가 약 10만개가 있는데 총 면적은 28,842평방 마일로 북방으로는 부룩스 산맥으로 부터 동남 알래스카까지 분포되어 있고 콜럼비아 빙하가 있는 추가치 산맥에 있는 빙원과 빙하가 제일 크다고 한다.
유람선을 타고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는 험 프백 고래의 향연, 수백 마리 무리를 지으며 이동하는 범고래등, 해상 동물을 만날 상상으로 기대를 잔뜩 했는데 역시 날씨 탓인가? 빙하로 다가 갈 수 록 짙은 안개 속 바다에 떠다니는 유빙들만 보인다. 아쉬움 속에 끝없이 펼쳐진 유빙들을 보고 있는데 드디어 팬 서비스인가? 저 멀리 해달 가족이 바다 한가운데 모여 물놀이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섬 기슭에 한가이 쉬고 있는 바다사자 가족, 미국의 국조인 흰머리 독수리까지 모습을 드러낸다. 다급히 찍어대는 카메라 앞에 마치 모델 포즈를 취하듯이 우아한 자태를 뽑내고 있다. 유람선에서 제공되는 크램차우더 수프와 사우도베이글로 점심을 맛있게 먹고 여행자들은 좀 더 여유롭게 제 각각 빙하가 조금이라도 더 잘 보이는 위치를 찾아 감상과 상념에 젖어든 모습이다. 일행 중 한 분이 하모니카를 불기 시작한다. 안개낀 태평양에서 거대한 빙하를 바라보며 듣는 ‘동백아가씨’ 가락은 더욱 구슬프게 들려오는데 선객들의 박수에 힘입어 하모니카 연주는 계속 이어진다.

마침 우리 여행사 가이드가 연주 댓가로 빙하를 건져다 선물로 주니 여기저기서 그 빙하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며 선실의 깜짝 이벤트는 끝이 났다.그 빙하를 보는 순간 빙하를 넣은 칵테일 한잔 마셔보고 싶다는 유쾌한 상상도 해 본다. 왕복 7시간을 오랜 항해로 몸이 추워지려 할 때 여행사에서 준비한 사발면이 어찌 그리도 꿀 맛이던지 역시 한국인은 크램차우더 수프도 좋지만 얼큰한 라면 국물이 최고인 듯하다.언제 다시 또 올 수 있을지 아쉬움속에 배웅나온 해달 가족과 콜롬비아 빙하와 작별하며 다시 발데즈 항으로 돌아왔다.

타키티나 디날리 국립공원 맥킨리산

여행 넷째 날 아직도 잔뜩 흐려 안개가 걷히지 않은 발데즈를 떠나 조지파크 하이웨이를 따라 바다, 호수와 설산을 감상하며 와실라 개 썰매 본부를 방문을 했다. 이 곳에서 겨울철 알래스카의 가장 큰 이벤트인 철인 경주라 불리우는 개 썰매의 모든 행사를 관장한다. 알래스카 허스키는 기질상 질주의 본능이 강해 경주 견으로 최적이라고 한다. 역시 남는 건 사진이라고 기념 촬영 후 첫날 일정 변경으로 가지 못 했던 디날리 국립공원을 향해 출발했다.

그리고 도중에 평야지대에 위치한 팔머라는 도시에 들려 농작물 전시관을 구경했다. 알래스카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빙하와 눈 쌓인 추운 겨울, 개 썰매를 대부분 생각한다. 그런데 이 곳 팔머에서 고정관념을 깨라는 듯이 농장에는 크기가 엄청 큰 슈퍼채소들이 자라고 있었다. 양배추, 감자, 호박, 맛 좋기로 유명한 당근과 워싱턴 체리와는 또 다른 알래스카 체리. 그러고 보니 발데즈를 오고 갈때 길가에 끝도 없이 펼쳐져 있던 야생 블루베리 군락지가 생각난다.

팔머시는 기후와 토질이 좋은 평야지대로 농사장려 정책을 피고 있어 농사를 짓기 원하면 땅과 농기구들을 시에서 무상으로 대여 해 준다고 한다. 한국의 비닐하우스 농사를 팔머에서 할 수 있다면 대박이 날 거라고 가이드가 귀띰해 준다. 알래스카 겨울이 한국 겨울 체감온도 보다도 춥지 않다 하니 건강한 노후를 위해 공기좋은 청정지역에서 농사 일을 도전해 보는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날씨가 맑아질 것을 고대하며 드디어 타키티나에 도착했다. 타키티나(Talkeetna)라는뜻은 인디언 언어로 강물이 만나는 곳 이라는 의미로 1901년 이 지역에 금, 은, 석탄 등 광산 개발을 위하여 스시트나 강을 거슬러 온 광부들이 정착함으로 마을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한다. 또한 북미의 최고봉인 맥킨리산 등반을 출발하는 시발점이기도 하다. 여행을 준비 하면서 맥킨리 산 경비행기를 꼭 타봐야 한다는 사전 정보를 갖고 잔뜩 기대를 했는데 여전히 하늘은 구름이 걷히지 않아 경비행기 타는 것은 포기 해야 했다 .

북미 최고봉인 맥킨리 산(Mount Mckinley)은 해발 6,194m로 히말라야 8000m보다 낮지만 위도가 높아 등반하기 어려운 산으로 평가 받고 있다. 변덕스러운 날씨와 특히 희박한 산소 때문에 위험한 산으로 유명하다.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 산 등반을 성공했던 ‘고상돈’ 대장도 맥킨리에서 하산 도중 800m빙하로 떨어져 숨졌고 시신을 찾지 못해 디날리 국립공원 내의 공동묘지에 가묘로 만 남아있다.

마침 이 날이 미국 국립공원 100주년이 되는 날 이었다. 이 곳에는 고상돈 대장 외에도 한국산악인 들의 위패가 있었고 우리 일행은 그들의 도전정신을 기리며 묵념으로 예를 표한 후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다시 앵커리지로 향했다.

글. 사진 김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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