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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에 빠지니 새 삶 얻은 듯 … ”

서예가 김기자 여사

김기자(사진·81)여사는 50이 넘는 나이에 서예를 시작했다. 양재를 하면서 쉬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서예가 이제는 김 여사의 삶의 일부분이 됐다.

각종 대전에서의 수상은 물론 수백점이 넘는 김 여사는 작품들을 가지고 시카고 단체에서는 서로 전시회를 개최하겠다고 나선다.

하지만 김 여사는 은 한사코 이를 거절한다. 그는 “내 작품을 통해 누군가가 힘을 얻고 위안을 받는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1934년 12월 전라남도 자흥군 올평면에서 출생한 김 여사는 6.25 전쟁 이후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가정 형편이 여의치 않자 집을 가출해버린 ‘당찬 여성’이었다.



어릴 때부터 글·읽기·쓰기를 좋아하고 손재주가 있었던 그는 양재학원을 다니며 생계를 이어나갔고 이후 전라남도 광주여고 4년제, 전남대 야간 경영대 2년제를 졸업했다.

155명의 졸업생 명단에서 김 여사는 5명의 여자 졸업생 중 한 명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1990년 1월 20일 시카고로 이민온 김 여사는 한국에서는 교도소, 여성회관, 복지관 등에서 양재, 서예 등 재능 기부와 봉사 활동을 해왔다. 시카고에 이민온 후에도 한울 켓지 오피스를 비롯해 한인사회복지회, 베델 교회, 불타사 등에서 수업을 개최한 바 있으며 그 공을 인정받아 한인사회복지회에서 봉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처음에는 양재일이 너무 고되 점심시간에 짬을 내어 서예를 배우기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선생님이 체본을 써주시면 열심히 베껴 쓰고 연습했는데 이제는 내가 가르쳐주는 입장이 되었다. 붓을 잡고 마음을 깨끗이 한 뒤 한 획, 한 획 공을 들이면 세상을 다 가진 느낌이 든다”고 설명했다.

요즘은 알링턴하이츠의 노인복지기관인 실린 아시아 커뮤니티센터(디렉터 손원수·이하 실린센터)에서 틈틈이 서예 활동을 하고 있다.

김 여사는 “직장에 다닐 때는 여유가 없어 취미 활동에 눈을 돌리기 어려웠지만 은퇴 이후 시간이 많아지면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허한 마음을 채울 때는 또래와 함께 취미 생활을 배우는 것이 가장 좋다. 성취감,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서예다. 무엇보다 글을 쓰고 나면 즐겁고 마음이 깨끗해진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 최고의 선물인 서예를 많은 사람과 함께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실린 센터 곳곳에 걸려있는 자신의 작품들을 하나하나 설명해주던 김 여사는 “나이가 드니까 생각이 깊어지고 삶의 연륜이 더해져 글이 좋아지는 것 같다. 앞으로도 붓을 잡을 수 있을 때까지 그리고 생명이 있을 때까지 계속 놓지 않을 것이다”며 웃어보였다.


김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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