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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소수당 외면하는 대선토론회

김 종 훈 / 야간제작팀장

26일 열리는 공화.민주당 대선 후보 TV 토론회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공포'의 도널드 트럼프와 '비호감' 힐러리 클린턴의 대결이 흥미롭기 때문이다. 그러나 토론회는 알맹이 없는 '쇼'로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양측 후보의 정책과 공약은 널리 알려져 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의 공격을 클린턴이 어떻게 막아낼지, 서로 얼마나 기술적으로 질문에 대처할지 등 온통 선거운동원들이나 관심이 있을 얘기만 남아있다. 앞으로 세 차례의 TV 토론회에서 유권자들은 귀중한 기회를 놓친다. 소수정당인 자유당과 녹색당의 참여가 거부됐기 때문이다. 지겹도록 주류 언론에서 떠들어댄 공화.민주당 후보들의 이야기만 또 들어야 한다. 정보의 자유를 빼앗기는 셈이다. 대선토론위원회는 소수정당들이 여론조사 지지율 15%를 넘지 못했기 때문에 참여시킬 수 없다고 결정했다. 최근 로이터통신 여론조사 지지율은 트럼프 39%, 클린턴 37%, 자유당 게리 존슨 7%, 녹색당 질 스타인 2%였다.

공화.민주당 홍보 보도 일색인 주류 언론이 토론회를 통해 색다른 정책과 공약을 가진 소수정당을 더욱 더 소외시킨다. 미 유권자의 35%가 제3당 투표를 고민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지만 철저히 무시한다. 모닝컨설트 조사에 따르면 클린턴과 트럼프의 지지자 중 28%가 자유당 존슨을 찍을 수도 있다고 했다. 클린턴 지지자 중 녹색당 스타인에게 투표할 수도 있다는 비율은 25%, 트럼프 지지자 중에서는 14%였다. 비록 지지자를 꼽으라면 다수가 공화.민주 양당 후보 중 한 명을 택하지만 분명 소수정당에도 관심이 있다. 하지만 그들에 대해 더 알아볼 기회는 박탈된다. 토론회는 또 젊은이들의 관심을 묵살한다. 최근 퀴니피액대학 조사에 따르면 18~34세 유권자는 클린턴 31%, 존슨 29%, 트럼프 26%, 스타인 14%의 순으로 소수정당 대선 후보 지지율이 무려 43%에 이른다.

제3정당인 자유당은 국내 경제정책만 공화당과 비슷하고 마리화나 합법화, 동성애.낙태 등 사회 이슈에서는 개인의 자유를 강조한다. 녹색당은 가장 진보적인 친환경 정당이다. 스타인 녹색당 후보는 클린턴에게 패배한 버니 샌더스 민주당 후보와 정책이 비슷해 특히 젊은 진보주의자들이 선호한다. 이들이 여론조사에서 15% 지지율을 얻지 못해 TV 토론회에 참석하지 못하는 것은 비민주적이다. 미국 내 아시안 인구는 4.8%다. 히스패닉은 16.3%, 흑인 12.6%, 원주민은 1.1%다. 대선 토론회 논리대로 한다면 히스패닉만 말할 자격이 있고 다른 인종은 모두 묵살당한다.

공화.민주 양당의 예비선거 후보 토론회는 전혀 달랐다. 공화당은 한때 후보가 무려 17명에 달했는데 이른바 '2부 리그' 토론회를 개최해 여론조사 지지율이 떨어지는 후보들도 모두 참가할 수 있게 했다. 첫 '1부 리그' 토론회에는 10명을 참여시켰다가 두 번째 토론회에는 한때 지지율이 1%였던 칼리 피오리나까지 합해 11명을 무대에 세웠다. 민주당도 클린턴과 샌더스 외에 지지율이 3%에도 못 미친 마틴 오말리, 짐 웹, 링컨 채피도 참여시켰다.



퀴니피액대학의 조사에서 유권자의 62%가 자유당 존슨을 토론회에 참여시켜야 한다고 답했지만 외면당했다. 대선토론위원회는 1987년 공화당과 민주당 전국위원회 의장들이 공동 설립했다. 정부와 정당 후보 측으로부터 일체의 지원을 받지 않는 비영리 독립기구라지만 사실상 정치를 독점하는 공화.민주 양당 체제 아래 놓여 있다. 이렇게 양당은 유권자들이 한눈팔 수 없도록 자신들만을 위해 만들어진 구조를 통해 정치를 독점하려고 한다. 이 틀을 깨지 않는 한 미국에서 새롭고 획기적인 정책을 내세우는 소수정당의 영향력 확대는 샌더스가 주장했던 '정치 혁명'이 있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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