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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인에게 시집온 한국여성의 아픔

[LA중앙일보] 발행 2016/09/24 미주판 8면 기사입력 2016/09/23 20:28

오수연/사회부 차장

한국에선 다문화 가정이 증가하면서 그에 따른 문제로 가정폭력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실제 국제결혼으로 시집 온 외국 여성이 남편이나 시댁 식구로부터 학대나 폭력을 받고 있다는 뉴스가 연일 들린다.

농어촌 지역에는 다문화 가정이 40%에 육박하고 있다. 다문화 가정이 증가만큼 비례해서 증가하는 것이 다문화 가정 여성들의 폭력 피해 상담건수라고 한다.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에서 집계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7년간 5배나 상담건수가 증가했다.

또 2014년 다문화 가정 이혼상담통계에서는 아내가 외국인인 다문화 가정인 경우 34.7%의 부부가 별거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아내와 살고 있는 한국인 남편 10명 중 3~4명은 원만한 부부생활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다문화 가정의 불화 요인은 역시 문화차이와 언어소통이다. 이들은 극복하기 힘든 문제인 동시에 가정폭력이라는 문제를 야기한다.

사실 이 문제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미국으로 바다 건너 시집 온 우리 주변의 한국 여성들 역시 상당수가 무시와 학대, 폭력 등으로 고통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인가정상담소에 따르면 상담소에 전화를 걸어오는 가정폭력 피해자 10명 중 9명이 바로 한국에서 시집 온 여성들이다. 아무래도 미국에 친구도 가족도 없는 여성들이 유일하게 한국어로 억울한 자신의 상황을 털어놓을 수 있는 곳이 바로 가정상담소이지 않았을까 싶다.

한국에서 시집 온 여성들은 철저하게 고립된다. 언어적인 장벽도 있지만 미국 와서 알게 된 사람들 대부분이 남편을 통해 만난 사람들이니 대놓고 하소연조차 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한국에 있는 가족이나 친구에게 털어놓기는 더더욱 힘들었을 것이다. 미국으로 시집간다며 부러워하던 친구들에게 속상한 마음 한번 시원하게 털어놓기 쉬웠겠는가 싶다.

단란한 가정을 꿈꿨을 것이다. 낯설지만 남편만 굳게 믿고 먼 타국까지로의 이주를 결정했을 것이다.

한 여성은 "차가 없는 1년 반 동안 마켓도 교회도 쇼핑도 어느 하나 혼자 할 수도 갈 수도 없었다"며 "모든 것을 남편에게 의지해야 했다. 이런 관계가 지속되면 자연스럽게 수평적이어야 할 부부의 관계가 상하 종속관계로 형성되게 된다는 게 상담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남편은 아내에게 군림하게 되고 결국 아내의 모든 것을 컨트롤하기를 원하게 된다는 것이다.

상담소의 관계자는 "처음에는 언어적인 폭력이나 정서적인 폭력에서 시작되지만 나중에는 신체적인 폭력으로까지 발전하게 된다. 그리고 폭력은 지속될수록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종속관계는 어떤 부부 관계에서도 행복할 수는 없다. 피해자도 불행하지만 가해자 역시 한 번의 실수로 용서 받을 수 없는 죄를 지을 수 있다. 가족은 결코 폭력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문화가 다르고 언어소통에 문제가 있어도 가족은 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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