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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 갈매기가 날던 자리

[LA중앙일보] 발행 2007/04/04 미주판 11면 기사입력 2007/04/03 18:31

김완신 문화부장

'공해'는 넓은 의미로 '공공에 미치는 해'를 모두 포함하지만 협의로는 '환경오염 재해'를 뜻한다. 사무실에서 한 사람이 큰 소리로 쉬지 않고 말을 하면 이는 '소음공해'다. 그 사무실에 30명의 직원이 있을 경우 소음공해로 피해를 당하는 대중은 30명인 셈이 된다. 공해의 특성은 피해를 당하는 대상이 다수라는 점이다. 특정인 한명을 겨냥한 해악 행위를 공해라고 하지는 않는다.

여러 공해 중에서 가장 많은 대상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환경공해다. 지구 환경이 오염되면 전세계 약 65억명에게 해가 돌아갈 수 밖에 없다. 지구 저편에서 발생한 공해와 오염도 결국은 대기권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생긴 것이어서 언젠가는 인류 모두에게 해로운 영향을 미치게 된다.

최근 영국의 가디언지는 옛소련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폭발사고보다 도시의 대기오염이 건강에 더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영국 왕립환경오염위원회가 제출한 보고서는 매년 영국에서 2만4000명이 대기오염으로 각종 질환에 걸려 사망하고 있다며 이는 체르노빌의 희생자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숫자라고 지적했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공해'는 "인간의 생산활동과 소비과정에서 환경이라는 자원의 사용.파괴.소모로 인해 불특정 다수에게 건강과 생활환경에 침해를 주는 재해 현상"이라고 정의돼 있다. 사전은 또 공해로 정의되려면 5가지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기술하고 있는데 그 첫번째가 '공해는 인간활동의 결과로 생긴 것'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지구상에서 공해를 만드는 유일한 생물체는 인간이라는 것이다. 동물의 생태계를 살펴보면 공해가 없다. 동물들은 환경 쓰레기를 남기지 않고 물이나 공기를 더럽히지도 않는다. 오로지 사람만이 환경을 오염시킨다.

현재 여러 선진국에서는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과 경각심을 앞다퉈 촉구하고 있다. 그런데 이같은 선진국들이 지구 환경오염의 선두 주자라는 사실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미국의 경우 인구가 전세계의 5%도 안되면서 이들이 소비하는 에너지는 세계 전체량의 22~24%에 이른다. 인구당 비율로 볼 때 무려 4~5배를 더 쓰고 있다. 또한 환경오염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량은 텍사스주 한개 주만 비교해도 영국.캐나다.프랑스.호주 등의 국가보다 높다.

천연자원으로 만드는 1회용품의 소비도 미국이 단연 1위다. 패스트푸드점에 가보면 충분히 재활용이 가능한 1회용품이 한번 사용되고는 쓰레기통에 버려진다. 풍요와 편리라는 미명으로 소중한 환경자원이 낭비되고 이로 인해 오염이 가속화된다.

더욱 문제는 절약의 미덕이 강조되지 않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자원과 에너지를 절약하자는 목소리가 높지 않다는 점이다. 에너지 소비량이 미국보다 훨씬 적은 나라에서도 에너지를 아끼자는 캠페인이 펼쳐지고 있는데 정작 세계 에너지의 4분의 1을 사용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호소력을 잃고 있다.

환경오염의 원인은 인간이고 오염의 결과로 고통을 받는 것도 인간이다. 또한 환경보존의 주체도 인간일 수 밖에 없다. 환경문제가 전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지만 결국은 원인과 해결방법 모두가 인간에게 귀착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사람이 지나간 자리에는 쓰레기가 남지만 갈매기가 날던 자리에는 흔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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