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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위기관리 능력 문제 있다

김인규의 주위를 둘러보니

24일 오후 7시56분께(한국시간) 경북 경주시 남서쪽 6km지역에서 규모 2.5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 12일 규모 5.8의 경주 첫 지진 이후 여진은 모두 430회 발생했으며 지금까지 국내에서 최다를 기록했던 2013년 당시 93회보다 4.5배가 넘는다.

이번 경주 지진은 한국민들에게 두려움과 황당함을 동시에 안겨 주고 있다. 그간 한반도에서 일어난 지진은 규모나 피해 정도가 그리 크지 않아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지진은 한국이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 공포감을 안겨주고 있다.

경주 지진은 또한 한국 정부의 위기 대응 능력에 문제가 많고 위기를 관리할 정부 관료들이 얼마나 무성의하고 무책임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경주에서 지진이 첫 발생한 지난 12일, 국민안전처의 홈페이지가 다운되고 재난문자도 지진이 발생한 지 8분이 지난 뒤 발송됐다. 국민안전처는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서버용량을 8배 증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19일 저녁 진도 4.5 규모의 지진이 재발하자 국민안전처의 홈페이지는 또다시 먹통이 됐고 재난 문자 역시 늑장 발송됐다.

이는 결국 국민안전처 박인용 장관과 공무원들이 무능하고 무사안일하기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더욱이 한동안 국민안전처 홈페이지에 올라 있던 재난 현장 경주를 방문한 박 장관의 모습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홈페이지에는 ‘박인용 장관이 17일 오전 경주시 황남동 한옥마을 및 사정경로당을 방문하여 한옥 파손(반파) 및 기와 탈락 현장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의 기사 및 사진을 게재해 놓았었다. 사진을 보면 박 장관은 한 손으로 우산을 들고 광택을 낸 구두를 신고 있었다. 줄을 세운 신사복 바지에 노타이로 와이셔츠를 입고 그 위에 노란색 점퍼 차림이었다. 재난의 정도와 복구책을 파악하고 주민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면서 놀란 가슴을 달래줄 복장으로 과연 적당한지 물어보고 싶다. 상식적인 차림은 작업복 아니면 최소한 캐주얼한 옷에다 장화 혹은 운동화를 신었어야 했다. 현장을 자유롭게 누빌 수 있게 우산 대신 우비를 걸쳤어야 하지 않았을까. 박 장관의 이날 복장은 재난이나 위기에 임하는 한국 장관들의 인식이나 태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 했다.



이 같은 해석이 억지가 아니라고 감히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사드 배치 문제에서 보여준 관련 고위 관료들의 태도가 한결같이 수동적이고 무책임으로 점철됐다는 점에서 반증된다. 사드 배치의 당위성, 지역민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충분히 이해시키는 노력과 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았다. 이 바람에 성주 지역 주민들로부터 엄청난 반발에 부딪혀 배치 장소를 새로 선정해야 했다. 국무총리와 국방장관이 성주를 사과 방문한 것은 언제나처럼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의 헛대응에 불과했다.

이런 사태들을 보노라면 한국 정부는 전반적으로 기강이 너무 해이한 상태에 놓여 있는 것 같다. 북한 김정은은 4년간 추진해온 사업이 잘못됐다며 농업상 황민을, 자신이 주재하는 회의에서 졸았다는 이유로 교육상 이영진을 각각 처형했다. 김정은의 잔인성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고 비난, 처단 받아 마땅하다. 물론 이 같은 점들은 장기적으로 김정은 체제에 종지부를 찍을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일단 중, 단기적으로는 관료 사회에 엄청난 긴장감을 불러일으킬 게 틀림없다. 핵무기를 손에 들고 예측 불가능한 행태를 보이는 김정은의 북한에 맞서기 위해서 한국 정부는 비상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긴장이 풀린, 책임감 없는, 무사안일한, 무능한 인물들이 포진한 것처럼 보이는 현재의 한국 정부로서는 김정은이 불장난을 벌일 경우 과연 극복할 수 있을 것인지 참으로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는 2018년 2월24일까지다. 아랫사람을 감싸기만 한다고 능사가 아니다. 남은 임기 동안에는 그들이 언제나 의식이 명료하게 깨어있도록 긴장감과 책임감을 불러 일으키게 할 필요가 있다.


kik04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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