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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나면 망설임 없이 다시 나서야죠”

한국전 기념공원 찾은 NC 참전용사 88명
브룩스 연합사령관…·희생정신에 감사

DC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의 군상을 바라보는 백발 노신사의 얼굴에 60년 전 잿빛 전장에서 어머니를 떠올렸을 청년병의 울부짖음이 서렸다. 미 국가가 공원을 낮게 감싸자 휠체어를 탄 참전용사들은 함께 자리하지 못한 전우들을 회상하듯 가슴에 손을 올린 채 지그시 눈을 감았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 거주하는 한국전 참전 노병 88명이 24일 워싱턴 DC에 위치한 한국전 기념 공원을 단체 방문했다. 전국 참전용사들의 DC 전쟁 기념관 방문을 돕는 비영리단체인 ‘더 블루 릿지 아너 플라잇(The Blue Ridge Honor Flight)’이 주최한 방문 행사에는 한국전 이외에도 세계 2차대전·베트남전 참전 노병과 그들의 가족, 자원봉사자 등 총 17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블루 릿지의 500번째 여행을 기념해 아메리칸 에어라인이 제공한 전세기를 이용, 4대의 대형 관광버스에 나눠타고 이동하며 기념관들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노병들은 당시의 치열했던 전투를 떠올리는 듯 깊은 생각에 잠기거나 여럿이 모여 담화를 나누는 등 한국 전쟁에 대한 경험들을 되새겼다. 당시 해군으로 참전했던 존 존스터는 “1.4 후퇴 때 원산에서 피난민들을 안전하게 수송했던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다시는 한반도에 전쟁이 나지 않길 바라지만, 다시 한 번 전쟁이 일어난다면 망설임 없이 참여할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공군으로 참전, B-29 폭격기의 오키나와 공격 작전에 투입됐었다는 로버트 데버룩스(84)는 “그때의 감정이 되살아나 먹먹하다”며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조명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빈센트 브룩스 한미 연합사령관과 주미한국대사관 신경수 국방무관도 참석해 한국전 참전병들의 용기와 고귀한 희생정신에 감사를 전했다. 브룩스 연합사령관은 “오늘 한국에 가야 하는데, 여러분들이 DC에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직접 고맙다는 말을 하기 전엔 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여러분은 오늘날의 한국을, 66년의 굳건한 한미 동맹을 만든 주인공들이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대사관 무관부는 포스코가 지난해 3.8선 철조망을 녹여 제작, 기증한 기념 메달을 참전 용사 한 명 한 명에게 직접 수여하며 노병들의 용기와 고귀한 희생정신에 감사를 전했다. 신경수 무관은 “한국전은 잊힌 전쟁이 아닌, 잊혀진 승리(Forgotten Victory)”라며 “오늘날 한국이 누리는 자유는 여러분이 만든 것으로, 한국은 여러분의 헌신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무관은 이어 “부디 건강관리 잘하고, 여러분이 목숨 바쳐 수호한 한국이 앞으로도 더욱 번성하는 모습을 지켜봐 달라”며 “오늘 나의 영웅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할 수 있게 해 준 블루 릿지 아너 플라잇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유현지 기자·조정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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