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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피스 인근 소도시 '튜니카 카운티' 카지노 사업으로 '대박'

지난해 12억불 수입…5대 도박도시 부상, 일자리·세수 급증 가난한 '농촌도시' 탈피

골프장 건설 등 고급 휴양도시로 발돋움

미국 멤피스에서 남쪽으로 32km 정도 떨어진 튜니카 카운티(Tunica county).

멤피스 근처에 있는 가난한 농촌인 튜니카 카운티가 카지노 사업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다. 사진은 튜니카 카운티의 모습.

멤피스 근처에 있는 가난한 농촌인 튜니카 카운티가 카지노 사업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다. 사진은 튜니카 카운티의 모습.

이름조차 생소한 이 도시가 주목받고 있다.

미국 경제주간지 포천은 최근 보도를 통해 "80년대 중반 '미국의 에티오피아'라고 불릴 정도로 가난했던 이 농촌이 불과 20년 만에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뤄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성장의 원동력은 바로 카지노사업.

미시시피 주정부는 90년대 걸프만에 걸쳐 있는 몇몇 도시들에 카지노사업 여부를 타진했다.

대부분의 도시들이 이 사업에 부정적이었지만 튜니카 카운티만은 이를 과감히 받아들였다.

그 결과 미국 중부의 카지노 관광객들을 흡수하며 라스베이거스 애틀랜틱시티 시카고와 디트로이트에 이어 미국의 5대 '도박도시'로 발전했다.

튜니카 카운티의 성장은 수치상으로 뚜렷이 나타난다.

20년간 튜니카 카운티는 카지노 및 연관 산업 종사자를 합해 1만5000여명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했다.

인구 1만여명에 불과한 소도시가 카지노산업을 통해 1만5000여명의 고용을 창출한 것이다.

도시 재정도 두둑해졌다.

카지노사업 수익만으로 지난해에만 12억달러를 벌어들였다.

91년 3100만달러에 불과했던 세금 수입도 지난해엔 2억6000만달러로 무려 7배 이상 증가했다.

경제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예상치 못한 효과가 나타났다.

카지노산업의 호황으로 일자리가 증가해 농사일만 하던 흑인들을 고용하면서 인종갈등이 많이 줄어들게 된 것.

흑인 최초로 튜니카 카운티 부시장이 된 닉슨은 "흑인과 백인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일하면서 그동안 서로 갖고 있던 불신이 많이 줄어들었다"며 "카지노가 흑인과 백인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해준 셈"이라고 밝혔다.

포천지는 "튜니카 카운티는 카지노사업을 통해 침체된 도시를 되살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모범 사례로 꼽힌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넘어야 할 문제들도 많다.

세계적 회계법인인 PWC의 마이클 프렌치 회계사는 "카지노산업이 앞으로도 고용창출을 보장해주진 않을 것"이라며 "튜니카 카운티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카지노산업에 의존하기보다 산업의 다양화를 꾀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미국이 주도했던 도박산업의 지형이 변하고 있는 것도 변수. 마카오가 세계 최대 도박도시로 올라선 데다 베트남 싱가포르 등 신흥 국가들도 정부의 지원을 받아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튜니카 카운티 주민과 의회 관계자들은 카지노산업이 앞으로도 도시 성장의 중추적인 역할을 계속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린 아놀드 튜니카 카운티 시장은 "라스베이거스와 달리 우리는 미국 남부와 중서부의 은퇴자들이 주요 타깃"이라며 "고급 주택 및 골프장을 건립해 이들을 끌어들인다면 과거와 같은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 같은 튜니카 카운티의 부상으로 탄생 102주년을 맞는 '카지노 도박의 메카' 라스베이거스는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네바다주 사막 한복판의 불모지였던 라스베이거스는 현재 연간 4000여만명에 육박하는 관광객과 350억 달러가 넘는 관광수입을 벌어들인다. 그러나 24시간 내내 불빛을 밝히는 '불야성'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산업은 이제 다른 카지노 도시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생존게임을 벌이고 있다.

'카지노 재벌' 스티븐 윈이 선보인 '윈 라스베이거스'를 비롯해 대형 호텔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는 것은 라스베이거스의 고민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도박에만 한정되지 않고 엔터테인먼트 콤플렉스로 탈바꿈하는 게 라스베이거스의 최근 양상이다.

이제 한국으로 눈을 돌려 보자. 국내에서도 지난 2000년 한국판 튜니카 카운티인 강원랜드가 강원도 정선에 설립됐다.

폐광 지역의 경제 회생을 위한 특단의 조치로 설립된 강원랜드는 지난 7년간 폐광 지역 경제 부흥에 큰 밑거름이 돼왔다.

신원주 정선군 산업경제과 지역경제담당은 "강원랜드가 4500여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고 폐광 지역 경제활동 촉진을 위해 지역의 건설공사 발주 및 복지사업에 1조원 가까이 투자하는 등 침체됐던 강원도 경제를 부흥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들려준다. 그동안 거둔 성과는 튜니카 카운티와 비슷하지만 앞으로의 전망은 사뭇 다른 양상이다.

강원랜드가 카지노에 국한됐던 영업에서 벗어나 종합리조트로의 도약을 위해 추진 중인 스파 건립이 영월군의 '동강시스타' 사업과 겹치면서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양측이 스파를 차별화해 동시 추진하는 것으로 갈등이 일단 봉합됐지만 향후 마찰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정부가 추진 중인 각종 카지노 규제 법안도 골칫거리다.

박은희 강원랜드 홍보팀 대리는 "단위산업에 대한 이런 규제는 외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며 "강원랜드 설립 취지가 폐광 지역 경제 회생인 만큼 정부가 카지노산업의 부작용만을 염려해 규제만 하는 것보다는 역기능을 최소화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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