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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간 거동불편 노인에 한식 배달 중앙시니어센터 ‘밀스 온 휠스’ 중단

자원봉사자·요리 공간 부족 등으로
당장 재개 힘들어 노인들 안타까움

중앙장로교회 부설 중앙시니어센터가 지난 16년간 진행해 온 노인 식사배달 프로그램의 운영을 중단한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스스로 식사를 챙길 능력이 없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페어팩스카운티가 진행하는 ‘밀스 온 휠스(Meals on Wheels)’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난 1999년 12월 한인사회에 첫 선을 보인 중앙시니어센터 한식배달 프로그램은 기존 서양식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았던 한인 노인들을 위해 밥과 국 등을 배달하며 큰 인기를 끌어왔다. 하지만 최근 자원봉사자 부족과 음식 준비 공간 확보 불가능 등의 이유로 30일을 마지막으로 식사 배달을 무기한 중단하게 됐다.

20여년 전 해당 프로그램 시행을 위한 그랜트 신청부터 오늘날까지 프로그램을 이끌어 온 이혜성 중앙시니어센터 디렉터는 29일 중앙장로교회 블레싱 카페에서 열린 봉사자들을 위한 감사 행사에서 “15년 이상 요리, 배달 등을 통해 이를 가능하게 했던 봉사자들이 일부 떠나거나 돌아가시고, 갈수록 봉사 지원자를 찾기 힘들어 더 이상의 운영이 힘들다”며 “게다가 그간 음식을 준비하는 장소로 사용했던 중앙장로교회 주방은 현재 다른 수많은 행사에도 사용되기 때문에 노인들의 식사 준비를 위한 충분한 시간을 빌릴 수가 없는 실정”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카운티는 식사 재료비만을 제공하기 때문에 조리, 배달 등 프로그램 운영은 자원봉사자들이 중심이 돼 운영해 왔다.

중앙시니어센터 측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현재 중단이 확정된 상태로, 재개를 위해서는 카운티에 재신청 절차를 밟아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원봉사자들이 당장 늘어난다고 해서 바로 다시 운영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개인이나 단체가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주방을 제공한다고 하더라도 카운티의 세이프티 인스펙션을 통과해야 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음식을 배달받던 노인들은 대부분 몸이 불편해 제대로 걸을 수도 없거나 끼니를 챙겨줄 가족이 없는 독거노인들이어서 프로그램 존속이 필요한 상황이다. 일부 노인들은 프로그램 폐지 소식에 대신 밀스 온 휠스 프로그램의 서양식을 배달해달라고 신청하기도 했으나, 대부분이 한식에 익숙한 고령이어서 얼마나 오래 미국식 음식으로 식사를 해결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 디렉터는 한식 배달 중단 소식을 들은 노인들이 ‘배달되는 밥은 내 생명줄’이라는 등의 내용을 담아 보내온 편지들을 꺼내보이기며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자원봉사자들은 식사를 배달하며 있었던 일화와 어르신들과 얽힌 추억을 이야기하는 등 소회를 나눴다. 이번 프로그램을 위해 헌신한 자원봉사자 40여 명에게는 감사의 의미로 대통령 봉사상이 주어졌다.



유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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