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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북한 선제 공격론 과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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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6/10/04 미주판 8면 기사입력 2016/10/03 19:08

안유회 / 논설위원

북한에 대한 선제 타격론이 기세를 올리고 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징후가 보이면 선제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5차 핵 실험 이후의 현상이다.

선제 타격론은 지난달 16일 미외교협회(CFR) 토론회에서 마이크 멀린 전 합참의장이 주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능력에 아주 근접하고 미국을 위협한다면 자위적 측면에서 북한을 선제 타격할 수 있다고 본다." 최근의 선제 타격론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문장이다.

지난달 21일에는 한민구 국방장관이 국회에서 "핵·미사일을 사용할 징후가 명백해지면 적 지도부를 포함한 주요 지역에 대한 대량응징보복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제 타격 주장이다. 한 장관은 김정은 제거 특수부대를 만들 계획도 언급했다.

이에 대해 북한은 다음날 곧바로 "일단 섬멸의 불을 토하면 제일 먼저 죽을 것은 침략자 미국 놈들이며 순식간에 완전 불바다로 화하고 완전 잿더미에 묻힐 곳은 남조선 땅"이라고 퍼부었다.

사드와 북한의 핵 실험이 선제 타격이라는 전쟁론으로 비화한 상황이다.

외교 정책의 외곽에서 시끄러운 선제 타격론과 달리 백악관은 겉으로는 기존의 전략적 인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전략적 인내는 북한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지역 내 동맹을 강화하고 북한 정부를 고립시킨다는 3요소로 요약된다. 지난달 26일 연방재무부는 북한과 전략 물자를 거래한 중국 기업 단둥훙샹실업발전과 관계자 4명을 블랙 리스트에 올리고 미국 내 자산을 동결했다. 또 이들의 중국 내 계좌 압류를 추진하고 있다. 지역 내 동맹 강화를 무기로 금융과 외교, 무역에서 북한을 고립시키는 전형적인 전략적 인내 정책이다.

선제 공격론에 대해 백악관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선제 군사행동은 미리 논의하지 않는다"는 일반적인 답변을 내놓으며 일정한 선을 그었다.

오바마 행정부가 대선은 한 달여, 대통령의 임기는 몇 달밖에 남지 않는 지금 8년 집권의 대부분 기간 동안 유지한 대북 정책 기조를 급격히 바꾸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 전략폭격기 B-1B 랜서 2대를 한반도에 보내 공습 위협을 가하고 외곽에서 선제 타격론이 흘러나오는 것은 전략적 인내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을 한다. 강경론이 부각되면 북한에 대한 외국의 입장을 미국에 유리하게 바꿀 수 있다. 꼭 북한만이 아니라 주변국에도 압박 효과가 있다. 어차피 선제 타격은 1994년 클린턴 행정부가 영변 핵시설 폭격 검토 때 빼들었던 것으로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카드다.

오바마 행정부는 또 북한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의 국제 금융거래망에서 퇴출시키려 관련국과 협의하고 있다. 전 세계 정부에는 북한과의 외교적, 경제적 관계를 격하할 것을 요청했다. 선제 타격과는 거리가 있는 행보다.

오히려 최근엔 대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우드로 윌슨 센터의 제인 하먼 소장은 지난 2일 워싱턴포스터에 북한과 직접 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기고문을 실었다. 핵·미사일 실험 동결 등을 목표로 북한과 대화하고 불가침 조약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날 미사회과학연구위원회 동북아안보협력 프로젝트의 리언 시걸 국장도 한국에서 "협상 없는 북한 압박정책은 전혀 통하지 않는다"며 상호주의를 강조했다.

최근엔 멀린 전 합참의장의 발언도 전체 맥락에서 와전됐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실 나는 '선제'라는 용어를 아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발언도 있기 때문이다.

언론에 하루가 멀다 하고 등장하는 북한 선제 공격론과 이에 대한 북한의 불바다론같은 날선 발언들은 전쟁 불안감을 낳고 있다. 전쟁은 아무리 작은 징후라도 회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전쟁 위기론에 힘을 보탤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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