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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사회, 성소수자에 냉혹

[만나봤습니다]
“성소수자에 냉혹한 한인사회, 이제는 바뀌어야죠”
‘한인 부모 위한 성소수자 워크숍’ 여는 KARP 클라라 윤 대표·심영주 지회대표

미국 대법원은 동성 결혼이 가능하다고 판결했다. 미국 사회 곳곳에 나부끼는 무지개 빛 깃발처럼 성소수자들의 인권과 위상은 나날이 발전하는 추세다. 하지만 한인 사회의 성소수자들은 아직도 그늘 속에 웅크리고 숨죽인 채다. 그들에게 한인사회는, 한인 가족은 아직까지 굴레이고 속박이다.

성소수자를 둔 한인 어머니들을 만났다. 한국계 미국인 무지개 부모모임(Korean American Rainbow Parents; KARP)의 클라라 윤 대표와 워싱턴 지회 대표 심영주씨다.

“저 자신이 무척 개방적인 사고를 갖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 아이가 성소수자라는 사실을 고백했을 때 너무나도 충격을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이 사회에서 큰 차별을 경험하고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할 아이의 처지가 가여워 슬펐습니다.”
심 씨의 아들은 그런 엄마에게 섭섭함을 숨기지 않았다.

심씨가 그토록 사랑했던 아들이 자신과 거리를 두려 벽을 만들기 시작하자, 비로소 심씨의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렇게 태어난 것인데, 단지 동성에게 사랑하는 감정을 느낀다는 이유로 앞으로 평생 세상과 싸워야 할 아들의 처지가 너무나도 가여웠지만, 그같은 가여움 때문에 아들을 채근하고 구속했던 자신에 후회가 밀려왔다.



“자신이 사랑하는 아이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지지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심 씨는 진심으로 강조했다.
클라라 윤 대표는 자녀에 대한 걱정에서 비롯된 무리한 요구와 압력이 한인 인구 중 약 3%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는 성소수자들을 한인사회에서 이탈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사회에서 성소수자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으며 정치적으로도 점차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말한 윤 대표는 “멀지 않은 장래에 한인사회에서도 성소수자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변화는 ‘보수주의의 핵심’으로 알려져 온 교회에서 감지된다. 미연합장로교회(PCUSA)는 지난해 총회에서 동성애자 안수를 합법화 했다.

한인사회 일부 교회들이 이같은 결정에 반발해 탈퇴하기도 했지만, 진보적인 교회들을 중심으로 “성소수자도 똑같은 하느님의 자녀들”이라는 인식이 확대되는 추세다. 워싱턴 한인사회에서는 ‘들꽃교회’가 성소수자들에 대한 권익신장에 나서고 있다.

심영주 씨와 클라라 윤 대표는 한인사회가 성소수자들을 따뜻한 일원으로 맞아들이기 위해서는 “성소수자인 내 자녀를 부끄러워하고, 그런 자녀를 둔 친척들과 주변 가정에 대한 험담을 아무렇지 않게 퍼붓는 냉혹한 한인사회의 분위기가 고쳐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소수자를 인정하는 미국의 사회적 분위기에는 동화하면서, 정작 내 주변에 있는 성소수자를 색안경 낀 눈으로 바라보는 한인들의 의식변화에 대한 당부다.

“부모에게 말 못하고 지인들과 사회를 향한 ‘수십번의 커밍아웃’으로 살아온 인생 대부분을 말못할 고통에 빠져 지내 온 아이들을 이해하고 따뜻하게 감싸는 것은, 어머니들과 아버지들, 가족들의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힘주어 강조했다.
한편 무지개 부모모임이 주최하는 ‘한인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위한 워크숍’은 오는 15일(토) 버지니아 페어팩스 소재 성공회 성십자가교회에서 열린다.


박세용 기자 park.seyo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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