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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최저임금 인상' 그 다음은?

[LA중앙일보] 발행 2016/10/10 미주판 8면 기사입력 2016/10/09 11:50

오랜만에 들렀던 프랜차이즈 식당 S, 그런데 전과는 달랐다. 실내 장식이나 메뉴는 그대로인데 운영방식이 변했다. 전에는 특정 메뉴를 주문하면 바로 음식 담을 접시를 줬는데 이젠 접시가 쌓여있는 위치만 알려줄 뿐이었다. 식사 중 몇 번이나 와 "접시 더 필요하냐?"고 친절하게 묻던 종업원의 모습도 사라졌다. 홀 한켠에 쌓인 접시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 유심히 살폈더니 역시나 홀에서 서비스를 하는 직원의 숫자가 이전보다 줄었다. 이 업체에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아마 최저임금 인상 후 달라진 모습이 아닐까 싶다.

사실 최저임금 인상 움직임이 시작됐을 때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곳이 식당업계였다. 대부분 스몰 비즈니스이다 보니 임금상승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이 안 된다는 주장이었다. 생산성 향상을 통해 비용 증가의 충격을 흡수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초 취재차 참석했던 LA시의 최저임금 인상 주민공청회에서도 식당 업주들은 이런 주장을 했다. 한 마디로 "최저임금이 오르면 직원 수를 줄이거나 음식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고객 입장에서는 어느 쪽도 반갑지가 않다. 직원 숫자가 줄면 서비스가 나빠질 수밖에 없고, 가격이 오르면 경제적 부담이 커진다. 하지만 S식당 사례에서 보듯 걱정은 현실이 되고 있다. LA를 비롯해 최저임금이 오른 지역의 식당들이 가격 인상이나 직원 감원을 생존전략으로 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인상'은 현재진행형인 이슈다. 연방 최저임금은 2009년 이후 시간당 7.25달러에 묶여있지만 인상 움직임을 보이는 주, 카운티, 시정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국 1, 2위 도시인 뉴욕과 LA의 영향인지 몰라도 '15달러'가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고 있다. 단기간의 인상폭이 사상 유례없이 크다 보니 효과를 둘러싼 찬반논란도 뜨겁다. 각자의 입장에 따라 대척점에 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대하는 측의 논리는 간단하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일자리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기본 원리인 수요과 공급에 비춰봐도 인건비가 오르면 인력 채용이 줄 것은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더구나 이런 상황이 되면 경쟁력이 약한 비숙련 근로자, 단순직종 종사자들의 타격이 가장 클 것이라고 한다. 정치인들이 인기를 얻기 위해 '도박'을 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가 않다.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 감소를 초래한다는 것은 이론상의 주장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들이 반론의 근거로 제시하는 것이 최저임금 인상과 실업률의 상관관계다. 즉, 미국이 최저임금 제도를 시작한 1938년 이후 지금까지 총 22번(연방 최저임금) 최저임금을 올렸지만 그때마다 실업률 추이에는 별 변화가 없었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내세우는 것이 '소득 효과'다. 근로자들의 임금이 오르면 자연히 소비가 늘게 되고, 이는 다시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소득불균형 해소와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예산 절약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한다.

어느 쪽 주장이 맞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문제다. 정책의 실효성 검증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눈여겨 봐야 할 것이 장외 요인들이다. 만약 고용주들이 S식당과 같은 전략을 택한다면, 대도시 주거비가 지금처럼 계속 오른다면 최저임금 인상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여윳돈이 근로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대기업이나 건물주의 주머니로 곧장 들어가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이 최저임금 인상 목표를 이뤘다고 환호만 하고 있어서는 안 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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