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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정신병은 두뇌질환

수잔 정 카이저병원 소아정신과 전문의

태아가 자궁벽에 착상되면 한 달이 안 되어 원시적인 신경조직이 생긴다. 원통형의 이 조직은 후에 척추 신경이 되고 머리끝 부분이 차차 불록하게 커지면서 앞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두뇌가 생성된다. 그런데 두뇌의 형성에도 기능에 따라서 순서가 있다. 그리고 이 기능을 이해하면 희미하게나마 '버지니아 공대'의 참상을 앞으로는 예방할 수도 있을 듯하다.

두뇌의 가장 근저에는 호흡 맥박 체온 등을 조절하는 숨골이 있고 그 다음에 발달되는 간뇌(Diencephalon) 안에는 감정의 중추인 번연계(Limbic System)가 자리 잡는다. 이토록 두뇌 깊숙이 숨겨져 있는 감정 중추는 모든 동물들에게 발달되어 있다. 사랑을 느끼고 성적 기능 덕분에 새끼를 생산하고 뜨거운 모성이나 부성으로 2세를 키운다. 펭귄들의 경우 생명까지 바쳐가면서 그렇게 한다.

또 하나의 중요한 감정인 '화'나 공격성도 생존에 필수적이다. 개는 으르렁거리며 상대를 공격할 자세가 되어 있으니 도둑을 지키는 데 십상이다. 유난히 남보다 뛰어나게 운동을 잘하거나 학문에 특출한 어린이들도 어떤 점에서 공격성이 높았기에 이를 승화시킨 열매가 화려한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인간을 만물의 영장으로 만드는 대뇌 피질(Cortex) 특히 감정의 조절을 가능케 하는 전두엽의 기능이다.

두뇌 가장 끝 부분에 해당하는 이 조직을 인간의 두뇌에서는 전전두엽(Prefrontal Lobe)이라 부르는데 회사로 치면 CEO다. 이 부분에서 행하는 주요 역할 중에는 기억 판단 창조적 표현 주의 집중과 함께 '억제와 조절'이다. 감정을 조절하고 이성을 사용하는 최고 두뇌의 역할이 필요한 것이다.



그럼 왜 지식이 많은 대학생이나 중년의 어른들이 사랑하던 사람을 죽이고 자신을 파괴시키는 행위를 할까? 왜 보통 때에는 잘하던 감정 조절이나 분노의 억제 이성적 사고를 위기 상황에서는 잃어버리는 것일까?

크게 3가지 면으로 생각해 본다. 체질적.심리적.환경적 요소이다. 우선 체질적으로 어떤 아이는 마음이 쉽게 불안해지고 우울해지기 쉬운 그래서 문제를 밖으로 표현하여 해결방법을 찾는데 힘든 경우가 있다. 자연히 친구를 사귀기 어렵고 그러다보니 '아무도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피해의식이나 분노에 휩싸이기 쉽다.

열등감이 쉽게 생기고 죄의식도 커지는 우울 증세나 감정의 기복과 분노 조절이 어려운 조울증(양극선 질환) 피해망상이나 과대망상에 빠지기 쉬운 정신 분열증 주의 산만증 등이 모두 가족력에 깊이 관계된다. 환경의 변화(이민이나 빈번한 이사 학교 전학 등)도 불안한 심정을 고조 시킨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조절능력'의 원천은 자신에 대한 존중 아니면 믿음이다. 아무리 혼란한 환경이었더라도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면 감정의 조절이 용이해진다. 물론 이것은 두뇌의 뇌전파 물질의 균형이 정상적인 경우이다. 정신병은 그래서 의학적인 두뇌의 질병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그리고 올바른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야한다. 그와 함께 심리적 환경적 도움을 받아야 되는 이유는 정신병은 몸만이 아닌 마음의 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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