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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한인 시장, 구색 맞추기용 아니다

[LA중앙일보] 발행 2016/10/19 미주판 8면 기사입력 2016/10/18 21:44

이재희/경제부 차장

6년 만에 돌아온 경제부. LA한인 비즈니스와 시장, 경제 상황은 많이 변해 있었다. 6~7년 전에는 LA한인타운 내 구이집에, 마켓에 타인종 손님이 늘어난 걸 신기하단 듯 기사로 소개했는데 지금은 타인종이 주고객이 된 업체가 많아져 있었다.

이는 행사 현장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얼마 전 한 업체가 신상품을 출시했다며 LA한인타운 내 한인 업소에서 행사를 열었다. 그런데 행사에 참석한 한인 언론 기자는 나 뿐이었다. 대부분이 중국계 언론 기자로 백인과 히스패닉도 있었다. 다른 업체는 생산과정 소개를 통한 제품 홍보를 위해 한국 본사에서 팸투어를 진행했다. 처음엔 한인을 비롯해 미국 내 소수계 언론을 초청했지만 김영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저촉될 수 있다며 한인 언론 기자들의 초청을 취소했다. 이 팸투어에는 중국계 언론 기자들만 참가했다. 또 다른 업체의 제품 체험행사에서는 주최 측이 중국계 언론 기자만 챙기기에 급급하고 한인 언론 기자들은 소홀히 해 빈축을 산 적이 있다.

이렇게 변한 취재현장은 생소하면서 씁쓸했다. 한인 또는 미국에 진출한 한국 업체들이 더 큰 시장에 들어가 선전하는 건 반가운 일이다. 더 많이 구입하는 소비자를 공략하고 더 많은 매출이 나오는 시장에 투자 및 마케팅하는 건 당연한 비즈니스 생리다.

타인종 및 주류 시장 진출을 꾀하는 한인 및 한국 업체들에게 특히 중국계 소비자는 분명 중요하다. LA한인타운, 나아가 미국 시장에서 중국계 소비자의 구매력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중국계 이민자와 중국인 관광객이 한인 업소들에 몰려 비즈니스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고 중국인은 부동산 투자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이들을 위주로 행사를 진행하고 마케팅을 해야 하는 건 다시 말하지만 당연한 비즈니스 생리다.

머리로는 이해하는데 그럼에도 씁쓸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다. 왠지 이들 업체가 한인 언론을 통한 한인 소비자와의 소통을 소홀히 하는 것 같아서다. 왠지 지금의 현실이 한인 시장, 한인 소비자는 뒷전이 된 것 같아서다.

대부분의 한인 및 한국 업체들이 처음에는 한인을 대상으로 한인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한다. 한인 소비자 덕에 기반을 다지고 성장한 뒤, 타인종이든, 주류든 더 큰 시장에 진출한다. 하지만 주류에서 완전히 자리 잡고 잘나가게 된 한인 및 한국 업체들은 조금씩 한인 소비자와 멀어진다. 한인 시장에 대한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할인 및 프로모션 등 한인 소비자를 위한 판촉도 줄인다. 주류단체에 수백, 수천만 달러씩 기부했다고 보도자료를 보내면서 한인 봉사·비영리 단체에는 기부와 지원이 인색하다.

한인 언론에 광고를 하고 행사에 한인 언론을 초대하라는 게 아니다. 한인 소비자만 우선시해야 한다는 것도 아니다. 더 큰 게 생겼다고 그동안 함께 했던 작은 걸 저버리지 말라는 것이다. 한인 시장은 구색 맞추기용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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