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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공화·민주당 정치에 지쳤다

김 종 훈 / 야간제작팀장

지난 19일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의 마지막 대선후보 토론회를 지켜보는 많은 국민들은 쓴웃음을 지었다. 아예 시청을 거부한 사람들도 많았다.

뉴욕데일리뉴스의 칼럼리스트 숀 킹은 토론회 전 30여 명의 대학생들과 모임을 가졌는데 토론회를 시청한다고 답한 사람은 '0'였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그리고 현재 미국은 30대 이하와 그 이상 연령층의 심각한 괴리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 이상 트럼프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생각이 없다고 단정했다. 그는 클린턴에게 패한 버니 샌더스 연방상원의원 지지자였다. 하지만 그는 클린턴 지지를 선언했다. 이유는 트럼프를 막기 위해서였다. 그렇다고 그가 클린턴의 승리를 위해 샌더스를 상대로 공작을 벌인 민주당전국위원회(DNC)와, 수퍼대의원들과, 로비스트들과 정치행동위원회(수퍼팩)들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정치적 신념은 민주당보다 녹색당과 더 가깝다고 했다. 하지만 녹색당은 절대 승리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며, 트럼프는 이민자와 무슬림, 흑인들에게 너무 큰 위협이기 때문에 클린턴 지지를 어렵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왜 녹색당과 같은 소수정당은 승리할 수 없고, 정치적 영향력을 가질 수 없는 것일까? 공화.민주당 기득권 정치세력이 똘똘 뭉쳐 중앙집권적인 대통령 제도와 양당 정치만 고집하기 때문이 아닐까? 진보적이기로 유명한 민주당의 바니 프랭크 전 하원의원은 "진보주의자들이 민주당에 들어와 당을 바꾸면 된다"고 주장했다. 평생 무소속이었던 샌더스 의원이 민주당 예비선거에 뛰어들며 바로 그 시도를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민주당 주류는 절대로 '아웃사이더'를 원하지 않았고 중립을 지켜야 하는 DNC는 철저히 클린턴 편이었다. 위키리크스의 폭로 덕분에 편파적인 행각이 드러나 DNC 의장이 사임했지만 민주당과 클린턴은 여전히 당당하다. 샌더스는 자신의 캠페인 덕분에 민주당이 역사상 가장 진보적인 공약을 갖게 됐다며 클린턴 지지에 나섰다. 샌더스의 주장이 옳은지는 클린턴이 대통령이 된 뒤에야 알 수 있다.

미국의 민주당은 유럽의 보수당, 공화당은 유럽의 극우정당과 같다는 지적이 있은 지 오래다. 보수와 진보의 양 날개가 아니라 미국의 양당정치는 보수의 독점이다. 소수정당의 원내 진출을 돕고, 의원내각제인 유럽 정치에서는 거대한 진보정당이 있을 뿐 아니라 녹색당 등 소수 진보정당도 연정을 통해 목소리를 낼 수 있다. 물론 소수의 극우 보수정당도 때로 힘을 발휘한다. 유럽 정치가 무조건 좋다고 할 수 없지만 분명 배울 점은 있다. 최근 한 가톨릭 신부에게서 이런 얘기를 들었다. "신부들은 민주당이 많았는데 낙태.동성애자 이슈 때문에 탈당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그리고 이제는 선택할 정당이 없다." 여러 정당이 세세한 정치.사회적 입장 차이를 갖고 따로 설 수 없는 미국 정치에서 국민들은 두 거대 정당의 인질이 돼버렸다.



퓨리서치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2014년 현재 공화(23%).민주당(32%) 소속 유권자는 절반을 조금 넘고 무소속이 39%였다. 무소속이 가장 많다. 젊은이들에게서 이 현상이 더 두드러진다. 18~33세 중 무소속은 48%(민주 28%.공화 18%)로 치솟았다. 34~49세도 40%(민주 32%.공화 22%)가 무소속이다. 50~68세도 35%(민주 34%.공화 25%)로 가장 많고, 69~89세에서만 29%로 각각 33%인 민주.공화당에 뒤졌다. 숀 킹이 지적한 연령간 괴리가 보여진다. 그러나 연방의회는 거의 100% 두 정당이 차지하고 있다. 얼마나 유권자들의 의사와 동떨어진 정치가 진행되고 있는 지 숫자가 보여준다.

트럼프와 클린턴은 2.3차 토론회에서 악수를 하지 않았다. 물론 대통령은 둘 중 한 명이 된다. 하지만 지금 두 사람 모두와 악수하고 싶지 않는 유권자들이 넘친다. 공화.민주당이 독점한 정치에 지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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