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바지사장 어때요?"…자바 업주 '아바타 찾기' 경쟁

심부름센터 "문의 많아 고민"
역할대행 나섰다가 신용 추락

구직자 A씨는 최근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A씨는 "사업을 도와줄 사람을 찾는다는 구인광고를 보고 연락했다. 그쪽에서 사업체 '역할대행'을 제안했다. 하루 200달러 이상을 준다고 해 관심이 갔다"고 말했다.

LA지역 한 심부름센터는 요즘 한인 미디어에 "사업체.비즈니스 설립 도와주실 분-1일 200~500달러"란 구인광고를 내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자바시장이 무척 힘들다. 봉제공장 업주들이 자신을 대신해 사업체 등록에 나서줄 사람을 찾아달라는 문의가 많이 늘었다"고 전했다.

A지역 시간당 최저임금이 오르고 가주 노동청이 단속을 강화하면서 때아닌 '역할대행' 일명 바지사장 수요 증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일부 업주들이 가족이나 지인을 내세워 사업체를 대신 운영했다면, 요즘은 아예 심부름센터를 통해 불특정 다수를 노리고 있다.

바지사장 제안을 받은 A씨는 "역할대행을 제안한 측에서 사업자 등록, 은행 계좌개설까지 모두 내 이름으로 하되 일당으로 사례비를 준다고 했다. 계좌까지 내 이름으로 열라는 말에 손사래를 쳤다"고 말했다.



심부름센터와 한인 봉제.의류 업계에 따르면 자바시장은 노동법 단속강화와 불경기까지 겹쳐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노동법에 적발된 일부 업주는 파산신청 후 재개업을 노리면서 바지사장이란 편법을 찾는다.

심부름센터 관계자는 "큰 업체는 텍사스나 네바다로 공장을 옮긴다지만 대부분 한인 업주는 여건이 안 된다. 역할대행이 법적 문제가 발생해도 DUI 수준의 사회봉사 명령만 받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변호사와 회계사 모두 사업체 바지사장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특히 타인에게 자신의 이름과 소셜시큐리티번호, 은행 계좌까지 내주면 모든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차비호 회계사는 "상식이 중요하다. 사업주가 문제가 없는데 왜 남의 명의를 빌리겠나. 명의도용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인커뮤니티변호사협회(KCLA) 새라 전 부회장은 "역할대행에 동의해 새 사업체의 대표가 돼도 기존 사업체의 채무를 떠맡을 수 있다. 새 사업체에서 노동법 소송이나 금전 문제가 발생해도 그 책임은 고스란히 당사자가 떠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인 봉제.의류업계 관계자는 공정경쟁을 강조했다. 한인봉제협회 한 전직 회장은 "영세한 업체일수록 사업이 어려울 때마다 문을 닫고 다른 사람 이름으로 다시 개업하려고 한다"면서 "노동청도 이미 한인 업계 관행을 다 파악해 단속을 벌인다. 일부 업주 때문에 공정한 조건에서 경쟁하는 이들이 피해를 본다"고 지적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