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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 인도의 화장실

김완신 편집국 부국장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평범하지만 깊은 진리를 담고 있는 말이다. '평범'은 달리 표현하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란 뜻이 되고 '진리'는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불변의 원칙이라는 의미가 된다.

몇해전 발간된 조엘 오스틴 목사의 저서 '긍정의 힘'은 지금도 스테디셀러로 전세계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긍정'이라는 단순한 가치를 설명한 이 책은 긍정에는 삶을 극적으로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의 글들은 이미 알고 있는 진부한 이야기일 수 있다. 그러나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긍정적인 사고'다.



조엘 목사는 레이크우드 교회의 담임목사였던 존 오스틴 목사의 5남매중 4째로 태어났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그는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던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됐다. 교회를 처음 맡았을 때 아버지 업적에 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불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생각을 부정에서 긍정으로 바꾼 그는 교회를 아버지때보다 4배나 더 많은 3만명 신도를 가진 대형교회로 성장시켰다.

긍정적인 생각은 힘이 있다. 긍정에는 노력이 따르지만 부정엔 포기가 있을 뿐이다. 무인도에 버려져도 살 수 있다는 의지만 있으면 역경을 극복할 수 있고 상황을 비관해 낙담하면 아무 것도 이룰 수가 없다.

최근 한인사회에서는 가정내 총격사건 등 대형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모두는 사건의 당사자가 자신의 처한 극한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부정적인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해가 지는 하늘을 바라보며 암흑의 밤을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희망이 없지만 해가 져도 내일 또다시 햇살이 찾아올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에게는 밤은 더 이상 절망이 아니다. 동일한 상황을 놓고 어떻게 생각하는냐에 따라 서있는 곳이 천국이 되고 지옥이 된다.

법정 스님이 쓴 '인도기행'에는 인도의 복잡한 기차안에서의 체험이 소개돼 있다. 좌석을 예약하지 못한 그는 발디딜 틈조차 없는 만원기차에 타서 자리를 찾다가 양편 기차 화장실 사이의 바닥에 앉게 됐다. 장시간 여행을 하면서 코로는 화장실의 악취를 맡아야 했고 귀로는 배설의 소음을 들을 수 밖에 없었다.

먼 인도땅에서 그같은 고생을 하게 된 스님의 인내는 한계까지 도달했다. 그러나 주위의 인도인들을 보면서 마음이 변했다.

'저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저렇게 먼지 바닥에 주저앉기도 하고 드러눕기도 하지 않는가. 같은 인간인데 내가 이런 걸 견딜 수 없다면 어떻게 저들과 같은 인간의 대열에 낄 수 있단 말인가.'

생각이 바뀌자 한순간에 불만이 사라지고 마음도 지극히 편안해졌다고 한다.

스님은 책에서 "화장실 앞에서 경험했던 맑은 정신과 평온한 마음은 일찍이 없었다"며 "인도 여행중에 가장 고맙고 뜻깊은 체험이며 생애에서 두고 두고 음미할 만한 사건이 됐다"고 말했다. 자신이 한 인간으로 성장하는데 영향을 끼친 스승인 석가모니 간디 크리슈나무르티를 만나러 인도에 갔던 그는 지저분하고 복잡한 기차안 화장실에서 '가장 고맙고 뜻깊은 체험'을 한 것이다.

믿음의 길은 다르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두 현인의 가르침은 동서와 고금의 영원한 진리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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