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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타이레놀 제조사의 리스크 경영

[LA중앙일보] 발행 2016/11/02 미주판 9면 기사입력 2016/11/01 22:29

진성철/경제부 차장

삼성의 갤럭시 노트7의 배터리 발화사건은 올해의 10대 뉴스에 꼽힐만할 정도로 큰 사건이었다.

전세계인들의 관심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한 지 불과 2달 만에 연이은 배터리 화재사고로 단종됐다. 노트7 문제를 두고 세계 언론들은 삼성전자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이기 시작했다.

폐쇄적이고 군대같은 조직문화도 지적받았으며 발화의 정확한 원인조사 없이 배터리 문제로 성급하게 예단하고 어설프게 리콜을 하면서 더 큰 화를 키웠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삼성 측은 배터리 설계가 아닌 제조상의 문제로 화재가 발생했다며 문제의 배터리를 만든 업체의 배터리 대신 중국 ATL의 배터리를 조달해 1차 리콜을 진행했다. 하지만 교환한 노트7의 발화와 배터리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급부상하면서 단종이라는 최후의 조치를 취했다.

1차 리콜 전 처음 발화문제 때 미국 정부와 전문가들은 화재 발생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하기 위해 제3의 업체를 고용하라고 권했지만 삼성 측은 이 같은 조언을 무시한 채 자체 판단으로 리콜을 진행하면서 소비자의 신뢰를 잃게 됐다.

즉, 소를 잃었지만 외양간을 제대로 고치지 않아서 다른 소를 잃게 된 것이다. 더 크고 실한 소를 말이다. 삼성은 이번 노트7으로 인해 7조원+∝라는 손실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전자가 발표한 3분기 실적은 지난해 3분기에 비해서 30% 정도 급감했다. 삼성 측은 이를 만회하겠다면서 인기 모델인 갤럭시 S7 후속작인 S8을 조기 출시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과 소비자들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소를 잃게된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지도 않은 채 특히 잃어버린 소비자의 신뢰를 되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이기보다는 단순히 기업이익을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전략을 수립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을 경영학에서는 리스크 매니지먼트라고 한다. 리스크 경영이 업체의 명운을 가를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다. 1982년 존슨&존슨의 캡슐형 타이레놀에 정신이상자가 독극물을 투여해, 이를 복용한 소비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미 당국은 그 사건이 발생한 시카고 지역에서 판매된 제품 회수를 명령했지만 업체는 미 전역에서 리콜을 실시하면서 1억 달러 이상의 추가 손실을 봤다. 업체는 사건과 관련된 모든 소식을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제품 회수가 100% 되고 사건이 완료될 때까지 소비자들에게 제품 복용을 하지 말라고 경고까지 했다.

이 같은 조치로 소비자의 신뢰를 다시 얻으면서 사건이 일어난 그 이듬해에 경쟁업체에 내줬던 시장을 찾을 수 있었고 이에 더해 소비자들에게 더 큰 믿음을 얻어내는 데 성공하면서 평판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외양간을 고치는 데 머물지 않고 소비자와 투자자의 신뢰를 받으면서 더 큰 목장주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삼성도 회사 이익이라는 단기적인 안목에서 벗어나 동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근절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고 소비자 신뢰 회복에 초점을 맞춘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확실하게 하는 게 장기적으로 더 바람직할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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