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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길잃은 한식 세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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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6/11/03 미주판 9면 기사입력 2016/11/02 18:56

이성연 / 경제부 차장

지금 한국은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이 커지면서 한식세계화 사업 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aT센터) 사장으로 재직했던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추진했던 일명 '에콜페랑디 사업'을 미르재단에 사실상 상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미르재단은 최순실의 자금과 사업 창구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문화전문 재단이다.

aT센터는 프랑스 명문 요리학교인 에콜페랑디와 협력해 매년 한국요리를 알리는 행사를 개최하고 한식과정 수업을 개설하는 것을 추진했다. 하지만 에콜페랑디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은 aT센터가 아닌 사실상 미르재단이었다.

공공기관의 사업을 미르재단이 가로챈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대목이다. aT센터 측이 힘겹게 따낸 사업권을 최순실 측이 가로채 이권을 챙기려 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현재 한식 세계화 사업의 현주소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한식 세계화 사업은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가 글로벌 문화정책의 일환으로 한식 세계화를 전면에 내세우고 매년 막대한 금액을 쏟아부었지만 뚜렷한 정체성을 찾지 못해 실패한 정책이란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올해 들어 현정부가 K푸드 해외진출의 불씨를 살리겠다며 한식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지만 한식 세계화에 대한 시선은 싸늘하다. 지난 8년간 정부가 한식 세계화를 외치면서 1200억 원이나 투입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게 현실이라 그렇다.

이를 두고 한인을 활용한 방안을 만들거나 주요 식품박람회에 참가하는 내실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지난 주 LA한인타운에서는 한식 만들기 클래스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한식당 종사자가 아닌 타인종을 위한 무료 쿠킹 교실이었다.

나흘 동안 진행되는 이번행사에는 타인종이 즐겨 먹는 갈비 불고기 잡채 등 10여 가지 한식을 직접 만들어보도록 하는 행사였다. 행사 첫날에는 베트남계부터 중국인 부부 일본 주부 흑인 학생 등 30여 명이 참석해 K푸드 인기를 실감나게 했다.

행사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협회는 타인종 눈 높이에 맞춰 식재료 설명 식재료 구입장소 해당 식재료가 없을 때 대처할 수 있는 재료를 소개하며 설명했다.

당면 부추 표고버섯 매실 진액 등 우리에겐 당연하지만 타인종에게 생소한 한식 재료들을 같이 손질하며 뚝딱 만들어내는 모습에서 한식에 대한 자부심도 생긴 행사였다. 한식이라는 공통 관심사로 모여 나흘 동안 함께 만들어 먹은 한식은 더 정겨웠고 한식 맛의 세계를 여는 계기가 되었다.

길 잃은 한식 세계화는 먼 곳이 아닌 바로 가까이에 있다. 미지근한 한식 세계화 분위기를 다시 데우려면 맛보고 즐길 수 있는 방법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 잡아야한다.

음식 문화의 고유성은 유지하면서도 보편성을 획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관 주도의 밀어붙이기식 한식 세계화는 통하지 않는다. 이제는 민간 차원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이를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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