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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미국 <1>이민정책…불체 청년 추방유예 폐지 우려

서승재 기자 seo.seungjae@koreadaily.com
서승재 기자 seo.seungjae@koreadaily.com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6/11/11 미주판 1면 기사입력 2016/11/10 18:24

취임 후 행정명령 발동 권한…공약에도 포함
대규모 추방은 예산 등 필요해 쉽지 않을 듯
의회 장악했어도 민주 협조 없인 추진 어려워

'아웃사이더'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은 그의 승리만큼이나 향후 4년간의 미국을 예측하기 어렵게 한다. 전국 곳곳에서 트럼프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캐나다 이민국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로 많은 국민이 '트럼프 대통령'을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다. 이 같은 우려의 바탕에는 그가 내세운 파격적인 공약들이 깔려 있다. 본지는 4회에 걸쳐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을 분석하고 그 실현 가능성을 진단해 본다.

불법체류자 추방과 이민심사 강화 등 초강경 반이민 정책을 공약한 도널드 트럼프가 제45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이민사회가 공포에 떨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직후 미국-멕시코 국경에 이민 장벽을 쌓고 1100만 명에 달하는 불법체류자를 당장 추방할 것처럼 경고했지만 대다수의 공약들은 의회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 등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이민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10일 "미국에서는 불법체류자라 하더라도 개인의 권리 보호를 위해 정해진 일련의 적법 절차를 밟을 권리가 있기 때문에 현재보다 더 많은 이민 판사와 단속원들을 충원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의회의 관련 예산 통과가 필요하다"며 "현재처럼 수십만 건의 이민 재판이 법원에 계류돼 있는 상황에서 예산이 충당되더라도 즉각 대대적인 추방은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이민법원에 계류돼 있는 케이스는 50만 건에 달한다.

트럼프 당선인의 대표적 공약인 멕시코 장벽 건설도 필요한 예산 지출을 위해서는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트럼프 당선인은 멕시코가 장벽 건설 예산을 내도록 하겠다고 공약했지만 멕시코는 비용을 일체 못 낸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무슬림 입국 금지 공약도 헌법에 위배되거나 상충되는 내용이 있기 때문에 현실화를 위해서는 충분한 검토가 요구된다.

트럼프가 미국인 노동자를 보호한다는 목적으로 공약한 합법이민 축소의 경우도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연방 상·하원을 장악하긴 했지만 민주당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를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민주당의 협조 없이 공화당 단독으로 사안을 처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12년 행정명령으로 발동한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DACA)과 연방대법원이 결정을 내리지 못하면서 사실상 무산된 2014년 이민개혁 행정명령은 트럼프가 취임 직후 행정명령으로 즉각적인 폐지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 경우도 해당 불법체류자들을 무조건 추방할 수 없고 적법한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추방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는 관측이다.

민권센터 차주범 교육부장은 "트럼프의 이민 관련 공약은 대부분 선거에서 백인 보수 유권자들을 결집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공약을 의회에서 정책·입법화시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트럼프가 행정명령을 통해 국토안보부와 국경세관보호국(CBP)의 권한을 강화하고 서류미비자 집중 단속과 추방에 나설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소수계 이민 단체들의 반발이 거셀 것이다. 민권센터도 향후 추이를 보고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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