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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로그인] 반장 바뀐다고 도시락 반찬 바뀔까

[LA중앙일보] 발행 2016/11/14 미주판 9면 기사입력 2016/11/13 17:03

대선이 끝났다. 대선 주자들 못지않게 유권자들도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선거였다. 나처럼 권한없는 '비시민권자'들조차 둘 중 누가 미국 대통령이 되어야 할까 같은 시키지도 않은 숙제에 신경을 곤두세운 몇 달이었으니 직접 선택을 한 지지자와 투표자들, 특히 그 중의 절반은 패배의 아픔으로 '멘붕' 에 빠지는 게 당연하다.

정치권의 아웃사이더가 이례적으로 대통령에 선출되었다는 이변과 그가 내세운 혁신적인 공약에 대한 불안한 예측들로 요 며칠 다들 분주하다. 하지만 미래의 전망에 앞서, 두 패로 나뉘어 벌인 이 거대한 '국가게임' 의 결과 개개인의 몫으로 남은 심리적 불안과 스트레스, 패배감과 패닉 같은 현재 후유증의 컨트롤이 어쩌면 더 급하다. 들불처럼 일어나는 전국 각지의 반대 시위들도 그 저변에는 이같은 심리적 공황이 자리잡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CBS뉴스가 오하이오 주립대 정신의학과 교수인 켄 예거와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닥터 마이클 테이즈의 조언을 통해 제시한 '선거 후 감정 변화를 극복하는 방법 8가지'가 들어둘 만하다.

1. 생각이 비슷한 친구들과 실망감을 함께 나눠라. 선거 결과에 동의하지 않는 직장 동료나 이웃들과의 대화에는 민감한 감정이 요구되므로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많다면 다른 얘기를 나누자고 제안하라.

2. 감정 기복을 느낀다면 한동안 소셜 미디어를 피하고 사람들을 직접 만나라.

3. 생각이나 감정을 블로그에 기록하라, 다만 품위를 유지하라.

4. 스포츠나 영화 같은 즐길만한 무언가를 찾아 즐겨라.

5. 운동이나 엑서사이즈는 현재의 기분을 날려버리는 데 도움이 된다.

6. 누군가 "축하한다, 당신의 지지자가 이겼다"라고 말하면 "당신쪽이 진 것에 미안하다, 고맙다"라고 응수하라.

7. 내 지지자가 이겼다고 상대의 패배를 고소해하지 말라. 특히 직장에서 조심하라. 남의 실패를 즐기는 사람은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다.

8. 선거기간 동안 내가 상처입힌 사람을 찾아 전화나 이메일로 사과하라. 상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스스로 좋은 의도를 가지는 것만으로도 내 스트레스가 덜어진다.

지난 8일, 페이스북 개표 해설 라이브 방송을 치르느라 분주한 끝에 정신을 차려보니 트럼프 대통령이 탄생한 것을 깨달았던 순간 나 역시 좀 어리벙벙한 기분이었다. 이 기분을 페이스북에 적었더니 페친 한 사람이 답을 주었다.

"반장이 바뀌어도 엄마가 싸주는 도시락 반찬은 안 바뀐다. 주어진 도시락 맛있게 먹고 삶의 종례시간까지 잘 공부하다 집으로 가는 게 상책이다."

켄 예거의 조언도 비슷하다.

"당선자가 무슨 약속을 했건 간에 모든 일이 하룻밤 새에 일어나는 일은 없다. 미국의 정치 시스템은 상당히 복잡하고 느리게 움직이므로 공약이 정치적으로 활성화되기까지는 개인이나 가족들에게 계획을 세울 시간이 주어진다."

미국 땅에서 이민자로 사는 삶은 언제나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때로 위태롭고 때로 안심되고 늘 변화의 사이클 위에 놓여있다. 그 삶 전체의 타임라인 어느 부분에서 곡선의 변화가 일어난들 결국 인생 여정 전체를 바라보면 대수롭지 않은 시절로 남을 것이 틀림없다. 반장이 바뀌면 도시락 반찬이 달라질까? 알 수 없지만, 미리 걱정할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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