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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디지털 시대와 신문 사진

박낙희 / OC취재팀 차장

최근 열린 프로야구 월드시리즈에서 시카고 컵스가 108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염소의 저주'에서 벗어났다. 컵스의 팬들 뿐만 아니라 전세계 야구팬들이 이날 경기에 열광했으며 미디어들도 앞다퉈 컵스의 극적인 우승 소식을 전했다.

컵스 우승을 보도한 다수의 매체들 가운데 시카고 트리뷴과 시카고 선타임스의 보도가 화제가 됐다. 이유는 3일자 1면에 나온 사진들 때문이었다. 한 인터넷 매체에서 이 두 신문사의 사진을 비교한 포스팅을 SNS에 올리면서 사진기자에 대한 시각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갈수록 언론사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운영비 삭감의 일환으로 사진기자들을 해고하고 있는 가운데 선타임스 역시 지난 2013년 사진기자 28명을 전원 해고하고 취재기자들이 아이폰 등으로 사진촬영을 담당하고 있다.

반면 사진기자들이 여전히 활약하고 있는 트리뷴은 이번 컵스 우승 순간을 멋들어지게 담아내 AP통신사의 사진을 사용한 선타임스 1면보다 더욱 극적인 감동을 주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새로운 소식을 들려주는 역할을 하는 신문이 생생한 현장 모습을 전달하는 사진부를 없애기 시작한 데는 사진의 디지털화가 원인이 아닐까 싶다. 촬영해서 현상하고 인화 또는 스캔을 거쳐야 하던 필름 사진과 달리 디지털 사진은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원하는 장면을 바로 촬영해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문사 입장에서는 구도가 좋고 수준 높은 사진은 포기하더라도 팩트 전달을 할 수 있는 사진이라도 있으면 되기 때문에 취재기자들에게 사진 촬영을 맡기게 됐다. 이 같은 추세는 고가의 전문가용 카메라에 못지 않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면서 더욱 가속화 되고 있다.

더군다나 빠르게 변화하는 SNS 트렌드에 대처하기 위해 취재와 보도의 기존 패러다임을 사진에서 동영상으로 전환해 나가고 있어 일부 언론사들은 아예 사진부를 축소 또는 폐지한 후 멀티미디어부를 신설하고 비디오그라퍼 영입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이 주는 비주얼 임팩트가 줄어들다 보니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과도한 그래픽이나 문구를 사용하기도 하나 역시 생생한 현장의 모습을 담은 사진만큼 독자의 시선을 끌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주장도 틀린 말은 아닌 듯 싶다.

사진을 아직까지 신문의 중요 구성 요소로 간주하고 있는 언론사가 OC에 있다는 사실을 얼마 전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됐다.

지난 8일 열렸던 선거 취재 현장에서 OC레지스터의 사진 기자를 만나 취재 관련 이야기를 나누던 중 사진부 운영에 대해 듣게 됐다. 그에 따르면 레지스터의 경우 퓰리처상을 수상한 신디 야마나카를 포함해 풀타임 사진기자가 15명인데다가 이번 선거 후보들 캠프 취재를 위해 프리랜서 사진가 26명을 추가로 고용했다고 한다.

결국 이번 선거 취재를 위해 사진기자만 30여 명이 동원된 셈이다. AP통신의 사진 서비스에서 OC지역 뉴스 관련 사진을 검색해보면 대부분 레지스터 기자들의 사진이 보이던 이유를 알 수 있을 듯 싶었다.

반전 여론을 일으키며 베트남전 종전의 기폭제가 된 '오폭에 화상을 입고 울부짖는 소녀'부터 지난해 난민 수용에 난색을 표하던 유럽국가들의 국경을 열게 만든 '해변에서 발견된 세살배기 시리아 아이의 사체'까지 역사를 바꾼 사진들은 수 없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사진기자의 설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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