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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주의 도넘은 트럼프 따라하기

공화당, ‘부르카·히잡 착용금지’ 발의한 뒤 철회
소수계 단체들, “반이민·인종차별적 행태” 개탄

무슬림과 불법이민에 대한 강경노선을 공언했던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으로 조지아에서도 각종 ‘트럼프 부작용’이 빚어지고 있다.

제이슨 스펜서 조지아주 하원의원(공화·우드바인)은 2017년 주의회 사전발의 기간 둘째날인 지난 15일, 무슬림 여성들을 겨냥한 부르카와 히잡 등의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안’(HB3)을 발의했으나 소수계 권익단체들의 반발과 공화당 지도부의 우려로 17일 철회했다.

이 법안은 운전면허증 사진 촬영시 부르카와 히잡 같이 얼굴을 가리는 복장을 금지하는 것은 물론 도로 등의 모든 공공장소에서 착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백인우월주의 단체 쿠 클럭스 클랜(KKK)의 테러행위를 막기 위해 제정됐던 현행 복면금지법을 확대 적용해 무슬림 전통 복장도 금지하자는 것이다. 스펜서 의원은 “도로에서 운전중인 여성이 부르카와 베일 등을 착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공공안전법”이라고 궁색한 이유를 내놓았지만, 반대 여론에 밀려 결국 이틀만에 철회했다.

무슬림 단체와 아시안아메리칸 정의진흥센터(AAAJ) 같은 소수계 권익단체들도 HB3 법안이 “인종차별적”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미국-이슬람 우호증진위원회 조지아 지부는 조지아 무슬림들이 폭행이나 위협, 괴롭힘을 당할 경우 신고할 수 있는 핫라인을 설치하고 신변보호나 총기난사범 대처요령 세미나를 열면서 맞대응에 나섰다. 에드워드 아흐메드 미첼 대표는 이날 “대선 이후 조지아의 무슬림과 소수계 주민들을 향한 언어 폭력이 특히 학교 내에서 급증하고 있다”며 “우리가 새 대통령을 뽑았을지 몰라도 새 헌법을 쓰지는 않았다. 이곳은 미국이고, 위협을 당할수록 당당하고 공개적으로 우리의 신앙을 지켜나간다는 신념만 더욱 굳건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AAAJ도 성명서를 내고 “무고한 무슬림 여성들을 범죄자로 취급하는 차별적 법안”이라며 “종교적 자유를 침해할 뿐 아니라 이민자 사회를 공격하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데이빗 셰이퍼 주상원 의장은 애틀랜타저널(AJC)과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무슬림 여성들의 얼굴 스카프 착용 여부에 관여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내년 주의회에서 주요 쟁점이 될 이른바 종교적자유법(HB757) 논의가 시작 전부터 논란에 휩싸이지 않길 바란다”는 뜻을 내비쳤다. ‘종교적자유법’은 ‘동성애자 차별법’이라는 비판에도 불구, 올해 주의회를 통과했지만, 네이선 딜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해 시행이 무산됐다. 딜 주지사는 “조지아는 피부 색, 종교적 신념에 무관하게 모든 주민이 협력하며 함께 일하고 살아가는 곳”이라며 서명을 거부했다.

소수계 권익단체들은 스펜서 의원이 법안을 시작으로 트럼프 임기 중 조지아 정치권 안팎에서 반이민, 백인우월주의가 끊임없이 표출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귀넷의 대큘라고등학교에서는 한 학생이 무슬림 교사에게 “당신의 히잡은 더이상 허용되지 않는다. 히잡을 풀어서 목을 메라”라는 위협적인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교육청이 조사에 나섰다. 이 학생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트럼프의 선거 슬로건으로 협박하는 글을 마무리했다.


권순우·조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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