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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붓다의 '산상수훈'

박재욱 / 나란다 불교센터

'예수께서 무리를 보시고 산에 올라가 앉으시니 제자들이 나아온지라. 입을 열어 가르쳐 가라사대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

신약성서 가운데 마태복음에 실려 있는 예수의 핵심 가르침인 '산상수훈'의 들머리이다.

이 가르침은 우리들에게 기복이나 단순한 도덕적 규범이 아닌 실제 삶에서 지켜야할 신앙생활의 근본원리와 윤리의 대강령을 제시한 것이라 하겠다.

이러한 예수의 산상수훈과 곧잘 비견되는 붓다의 위없는 법문이 있다. 일찍이 2500여 년 전 행한 설법으로 그것을 굳이 '붓다의 산상수훈'이라 해도 되겠다.



초기불교 교단에서 붓다의 가장 성공적 전법활동은 장군출신으로 불을 숭배하는 배화교도인 까샤파 삼형제와 그들을 추종하는 천여 명의 무리를, 밤을 새운 격렬한 종교적 대론 끝에 제압하여 귀의시킨 사건이다.

그 후, 붓다께서는 그들과 함께 가야산 속으로 들어가, 저 유명한 불멸의 사자후, '불의 설법'을 토하신다.

"비구들이여! 모든 것은 불타고 있다/ 눈이 불타고 있고 모든 사물이 불타고 있다/ 안식이 불타고 있고 시각이 불타고 있다/ 시각으로 일어난 모든 감각이 불타고 있다/ 그것들은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의 불로 타고 있다/ 또한 생.노.병.사, 비통과 슬픔, 번뇌와 괴로움의 불로 타고 있다/ 귀도, 코도, 혀와 몸, 마음도 또한 그러하니라/ 비구들이여! 많이들은 나의 성스러운 제자들은 그들에 대해 탐욕의 불을, 분노의 불을, 어리석음의 불을 끔으로써 해탈을 이루느니라".

초기불교에서 최고의 위상은 니르바나(Nirvana) 즉 '열반'이다. 니르바나는 '불을 훅 불어서 끄다' 또는 '연료가 모두 타버려 불이 저절로 꺼진 상태'를 뜻한다.

따라서 붓다의 산상수훈은 바로 그 불을 끄라는 천명이다. 열반은 인간의 내면에서 끊임없이 타오르고 있는, 모든 고통과 불선(不善)의 근원인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 이 세 가지 마음의 불길이 꺼진 상태로써, 그로부터 해방된 해탈과 '절대평온'의 경지이다. 살아서 '인격의 완성자'가 된 경지를 일컫는다.

작금, 이 대명천지에 오천만 백성이 등비비고 사는 한나라의 최고지도자가 어리석고 삿된 소치로, 일개 사악한 속물의 덫인 탐욕의 굿판에 황홀한 제물이 되었다. 그로써 선량한 백성들을 아연, 격노케 하고 나라와 국격을 엉망진창으로 만든 희대의 참사도, 바로 그 어리석음과 탐욕의 불길에 농락당한 비극적 결과이다.

허면, 가슴에 타오르는 그 불길 무엇으로 끄려뇨.

그야, 비우고 또 비워 '심령이 가난'해지면 될 터이다.

탐욕은 도덕과 윤리적 삶으로, 분노는 깊은 내적성찰로, 어리석음은 슬기로 다스려 가난해지면 될 터이다.

그리하여 티(번뇌)없는 맑은 가난과 평온 속에, 물처럼 바람처럼 자유로이 살다 보면 극락이 저희 것임일 터.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하네/ 사랑(탐욕)도 벗어 놓고 미움(성냄)도 벗어 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고려 때 나옹선사의 '청산은 나를 보고' 전문)

musagu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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