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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 평점 C- 당선자와 지지율 5% 대통령

[LA중앙일보] 발행 2016/11/23 미주판 8면 기사입력 2016/11/22 22:28

정치인들의 지지율 조사는 전반적인 업무수행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하지만 시대적 상황과 업무능력과 상관없는 인기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져 완벽하게 객관적인 평가는 어렵다. 한 예로 역대 대통령 평가에서 하위에 머무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경우 지지율이 9·11테러 직후 90%를 넘기도 했다. 그럼에도 지지율 조사는 정치인을 평가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으로 채택되고 있다.

지난 21일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가 발표한 미국 대통령 당선인 평가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C-를 받았다. 퓨리서치가 대통령 선거 직후인 10~14일 125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트럼프에게 평점 A 또는 B를 준 응답자의 비율은 30%에 불과했고 C가 19%, D가 15%로 나왔다. 평점 F를 준 응답자는 가장 많아 35%를 차지했다. 트럼프의 평점은 대통령 당선인 조사가 처음 실시된 1988년 이후 가장 낮은 점수이면서 동시에 대선 승자가 패자보다 평점이 낮게 나온 첫 사례다. 선거에서 패배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응답자의 35%로부터 평점 A 또는 B를 받았고 C 20%, D 16%, F 21%로 조사돼 평균 C로 트럼프를 조금 앞섰다.

최순실 사태로 퇴진 위기에 처한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도 몇주째 5%에 머물고 있다. 지난 11일 한국갤럽이 전국의 1003명 성인을 대상으로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조사한 결과 '잘 하고 있다'고 긍정 평가한 응답자는 5%에 불과했다. 취임 초기 40%대의 지지율을 보이다가 최고 67%까지 기록했던 지지율이 최순실 사태로 4주 연속 5%까지 떨어졌다. 역대 한국 대통령의 재임기간 중 지지율 조사에서 최저를 기록한 수치다.

한국과 미국 모두에서 대통령과 당선인이 국민의 거센 반발에 직면해 있다. 한국에서는 매주말 100만 명에 가까운 국민들이 광화문 광장에 운집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대통령의 위법 사실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은 내려졌고 정치권에서는 퇴진 또는 탄핵 절차를 강구하고 있다.

트럼프의 당선 확정 이후, 미국 전역에서도 '트럼프는 우리의 대통령이 아니다'는 구호와 함께 격렬한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등 주류 언론들은 이례적인 당선인 반대시위에 대해 트럼프의 인권, 이민, 환경, 동성애 정책에 반대하는 집단이 다수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다. 통치는 신뢰로부터 나오고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대통령은 통치할 수 없다. 한국과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위의 동기도 리더십에 대한 믿음의 부재에서 기인한다. 상식을 벗어난 정치와 도덕에 기반하지 않는 권력에 대한 거부감이다. 독단의 정치를 향한 반감도 크다. 저술가 버겐 에번스는 "지도자는 국민의 뒤를 따르면서도 국민의 갈 길을 안내한다"고 했다.

대통령 당선인과 현직 대통령의 지지율을 비교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당선인의 평점은 임기 시작 전 대통령의 자격에 대한 평가이고, 현직 대통령의 지지율은 수행능력에 대한 평가다. 당선인은 저조한 평점을 받았다고 해도 재임 중 노력으로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반면 대통령의 지지율은 현 임기의 국정 수행능력에 대한 평가다. 이런 점에서 한국의 현실은 더 절망적이다.

한국을 벗어나 있지만 고국의 상황을 바라보는 심정은 우려스럽기만 하다. 미국에서의 생활도 누구를 지지했는가에 따라 4년을 살거나, 견뎌야 하는 기로에 섰다. 지지율 5%의 대통령이 군림하는 나라를 떠나, 평점 C-의 당선인이 다스리는 국가에서 살아야 할 우리 한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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