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오바마도 놀랐다, 3D 프린터로 '인쇄'한 자동차들

차 제조공정 바꾸는 로컬모터스
직원 3명이 조립…40시간 만에 차체 뚝딱
나만의 맞춤형 디자인·인테리어 완성
R&D 과정 공개…AI 자율주행차까지 내놔

2014년 6월18일 백악관 역사상 최초로 열렸던 '백악관 메이커 페어(2014 White House Maker Fair).'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혁신(innovation)'이라는 수식어를 4번이나 사용하면서 극찬한 기업이 있다. 벤처 기업 로컬모터스(Local Motors)다.

로컬모터스는 매출액이 불과 수백만 달러로 추정된다. 규모로 보면 같은 자리에 초대받은 디즈니(연매출 524억 달러)나 인텔(연매출 493억달러)과 비할 바 아니다.

백악관이 주목한건 로컬모터스가 포드차의 뒤를 이을 혁신 기업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헨리 포드 포드자동차 창업자가 1911년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을 도입한 이래, 100년 이상 자동차 제조 공정은 큰 틀에서 바뀌지 않았다. 로컬모터스는 이 공고한 성벽을 흔드는 기업으로 꼽힌다. 세계 최초로 3D(차원) 프린터를 도입해 자동차를 '찍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애리조나주 피닉스 소재 로컬모터스 공장은 일단 '규모가 너무 작아' 인상적이다. 공장 정식 명칭부터 '초미니 공장(Microfactory)'이다. 건물엔 봉고차 크기만한 기계 2개가 서 있다. 한 대는 차체를 '인쇄'하는 3D 프린터고, 다른 한 대는 여기서 인쇄한 차체를 매끄럽게 다듬는 기계(트리머.trimmer)다.



컴퓨터에 도면을 입력하면 3차원 프린터가 차체를 생산한다. 탄소 섬유와 플라스틱 혼합재를 집어넣고 '프린트' 버튼을 클릭하면 불과 40시간 만에 차체가 완성된다. 여기서 나온 차체를 트리머가 가다듬는다. 다음엔 포드.크라이슬러.GM 등 기존 자동차 회사에서 미리 주문해뒀던 브레이크.엔진.기어와 같은 부품을 조립하면 뚝딱 차량 한 대가 완성된다. 모든 공장 공정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근로자가 3명이면 족하다. 총 근로자는 100여명으로 현대차 울산공장(3만 명)의 0.3%에 불과하다.

비록 3D프린터로 찍어냈지만 승차감과 성능도 훌륭한 편이다. 토크쇼 진행자 제이 레노는 "차량의 파워가 좋고 콘셉트가 훌륭하며, 오프로드와 고속도로에서 모두 운전의 즐거움을 준다"며 후한 평가를 내렸다.

일반적인 공장과 다른 풍경은 혁신적인 차량 제조 방식에서 비롯된다. 온라인 상에서 제조 공정의 상당 부분이 해결된다. 차체.섀시.인테리어 디자인 과정엔 로컬모터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연구개발(R&D)도 혁신적이다. 통상 자동차 제조사는 보안 유지에 상당히 공을 들인다. 반면 로컬모터스는 개발 전과정을 공개하는 '오픈 소스'방식을 선언했다. 차량 개발 아이디어를 공개된 온라인 공간에 제안하고,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변형하거나 재배포할 수 있다. 분야 별로 다수 전문가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고, 차량 개발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즉시 수정도 가능하다.

실제로 로컬 모터스가 설립 2년 만인 2009년 선보인 모델 '랠리파이터(Rally Fighter)'는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 방식으로 완성됐다. 크라우드 소싱은 불특정 다수의 대중(crowd)이 아웃소싱(outsourcing) 과정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랠리파이터는 영화 '트랜스포머 4'에서 사막 경주용 자동차로 등장하며 화제를 불러 모았다.

2011년 국방부 '전투지원차량 디자인 공모전'에서 로컬모터스가 우승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아담 크레스 로컬모터스 대변인은 "억대 연봉을 받는 소수의 전문가가 개발한 차량보다 훨씬 참신한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 컴퓨터 '왓슨'을 최초로 차량에 도입한 것도 로컬모터스다. 올해 6월 선보인 12인승 전기차 버스 '올리(Olli)'의 '진짜 운전사'는 왓슨이다. 이 차량은 조만간 라스베이거스와 플로리다, 워싱턴DC 일부 구간에 실제로 투입될 예정이다.

차량의 외형이나 인테리어를 바꾸는 것도 식은 죽 먹기다. 클릭 몇 번이면 디자인이 달라진다. 특히 디자인을 바꾼다고 차량 가격이 올라가지 않는다.

프린스턴대와 하버드 경영전문대학원(MBA)을 거쳐 컨설팅업체 맥킨지에서 일했던 존 로저스 로컬모터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라크전에 참전했다가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를 줄여야 한다고 확신하게 됐고 로컬모터스를 2007년 창업했다. 그는 "기존 컨베이어 벨트식 차량 생산 방식은 미래가 없다"며 "화석연료 소모량을 줄이려면 완전히 새로운 차량 개발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피닉스=박성민 기자,문희철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