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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트렌드] 캠퍼스내 언론의 자유

토론 통해 합의와 설득 과정 지도해야
밀레니얼 세대는
의견·공감 중요하게 생각해

교내 집회 합법이나
학업 분위기 헤친다면 징계 가능


북가주에 있는 버클리고교.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가 끝난 후 다음날인 지난 11월 9일. 선거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며 1500여 명의 학생들이 캠퍼스 밖으로 나가 시위를 벌였다. 워싱턴주 시애틀에 있는 웨스트시애틀고교도 같은 날 200명의 학생이 수업을 거부해 이를 반대하는 학교와 충돌을 빚었다. LA도 한인타운과 가까운 존 F. 케네디 고교, 이스트 LA에 있는 가필드고교 등이 도널드 트럼트 대통령 당선자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요즘 들어 수업을 거부하고 거리로 나서는 학생들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대선 후 보여준 학생들의 시위 모습은 미국의 교육현장이 변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탄이다.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밝히는 특성을 가진 밀레니얼 세대 학생들은 교실 안에서 문제를 지켜보기보다는 교실 밖으로 나가 직접 참여하길 원한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부모들은 불안하다. 대입을 앞두고 있는 자녀가 공부만 해도 부족한 시간을 아깝게 사용하는 것 같기만 하다. 이번 대선을 계기로 학생들이 주장하는 캠퍼스 내 언론의 자유가 어디까지 허용되고 어떤 규제를 받는지 알아봤다.

▶학생도 언론의 자유가 있다



많은 학교가 학생들이 갖는 언론의 자유는 교내 안에서만 해당된다고 규정해 놓고 교내에서만 활동하도록 공간을 제한한다. 하지만, 이는 학생의 언론의 자유를 검열하는 학교의 위헌 행위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의 롤랜드 이 변호사는 U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헌법에 위배되는 조치"라며 실제로 ACLU는 교외 시위 활동을 제한한 학교를 상대로 소송 중이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생각보다 학생들에게 허용되는 언론의 자유의 범위는 넓다. 한 예로 복도나 카페테리아에서 자신의 생각을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다"며 "또한 수업 도중에 학생들을 모으거나 수업을 거부하고 나가는 행위, 또는 시위하는 것도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또 학교는 발언의 관점에 상관없이 모든 연설을 동등하게 다루고 자유로운 발언권을 모든 학생들에게 똑같이 허용해야 한다. 한 예로 학생들이 트럼프를 지지하든 또는 반대하든지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다. 만일 학교가 특정한 관점을 표현한 학생에게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면 반대적 관점을 표현한 학생도 허용해야 한다.

반면 학교는 학생들의 연설이 학업에 지장을 줄 경우 해당 학생에게 징계를 내릴 수는 있다.

▶학교 규정과 조치를 알아 둔다

모든 학교마다 교내에서 학생들이 취해야 할 행동과 이를 어겼을 경우 받게 될 처벌 규정이 있다. 학교는 학생이 입학할 때 안내문을 통해 이를 공지하지만 학부모나 학생 모두 규정을 제대로 읽고 알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와 관련 이 변호사는 "학교는 학생들의 입장을 충분히 공감하고 나누겠다는 입장을 보여주지만 실제로 학교 규정을 제대로 알려주지는 않는다"며 "적어도 학생들에게 연설내용이 문제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규정이 있음을 정확히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시애틀교육구의 경우 출석 규정이 까다롭다. 학생이 등교한 후라도 교실을 벗어나 시위를 벌일 경우 출석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해당 교육구 학생들은 시위를 벌여도 캠퍼스 내에서만 진행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시애틀교육구는 어떠한 경우에도 학생은 교실 밖에서 행한 일로 보충수업을 받을 수 없다는 규정이 있다.

▶반대 의견을 인정한다

자녀의 의견이 나와 다르다고 틀린 건 아니다. 생각이나 보는 관점이 다를 뿐이다. 하지만 이를 인정하지 않는 부모는 의외로 많다.

교육계 종사자들은 부모와 자식은 상대방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기보다는 '무조건 내가 옳다'는 막무가내식 주장을 펴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며 상대방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설득의 '토론(debate)'과 합의 및 결론을 끌어내는 '토의(discussion)'를 가르칠 것을 당부했다.

버클리고교의 샘 패사로 교장은 "학생들이 교실을 뛰쳐나가 시위를 벌이는 건 이상과 다른 현실을 보면서 마음 속에 일어나는 분노를 보여주려는 행동"이라며 "성인도 분노를 가라앉히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하물며 감정조절이 서투른 학생들은 시간이 더 걸린다. 이들이 분노를 가라앉힐 때까지 기다릴 것"을 조언했다.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웨스트시애틀고교의 루스 메드스커 교장은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이 흩어지기 전 모두 학교 강당에 초대해 간단히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메드스커 교장은 이 자리에서 미국의 선거 시스템과 선거인단 시스템을 학생들에게 설명한 후 학생들에게도 선거 결과에 대한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했다.

메드스커 교장은 "학생들의 시위를 용납하지는 않지만 학생들이 자신들의 권한을 사용하고 지키는 건 중요하다"며 "학교에서는 지식을 가르치지만 그걸 활용하고 쓰는 건 학생 자신이다. 학생 스스로 개인의 권리를 깨닫고 쓸 수 있도록 부모들도 옆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경희 LA고교 카운슬러는 "무엇보다 학생들도 학교에서 시위할 권리가 있다. 이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막기만 한다면 자녀와 부모 관계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밀레니얼 세대 학생들은 개인의 의견과 생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대인 만큼 이들의 생각을 듣고 이해해줄 것"을 조언했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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