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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 스토리] 2016년, 올해의 와인 <상>

배문경
법무법인 김앤배 공동대표변호사·Wine Scholar Guild 정회원

서점의 잡지 진열대에서 와인 관련 잡지를 살펴보다 보면 어릴적 초등학교때 들고 다녔던 스케치북만한 크기의 잡지가 눈에 띈다. 유난히, 그리고 압도적으로 큰 사이즈의 와인 잡지.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와인 잡지가 바로 와인 스펙테이터이다. 이 잡지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와인 전문지로 소물리에를 비롯한 와인 전문가는 물론, 와인 애호가, 와인 초보자까지 앞다퉈 찾는 잡지다. 와인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실제 와인만 빼고는 와인에 대한 모든 것을 제공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와인 스펙테이터에서 1988년 세계의 10대 와인을 처음 발표한 이후로, 와인 업계는 성장에 성장을 거듭했다. 와인 스펙테이터가 와인 소비자의 심리를 잘 파악해 와인의 순위를 매김으로써 이 잡지가 마케팅에 성공한 것이다. 요즘으로 말하면 이른바 리스트형 기사다. 사람들은 순위를 매기면 열광한다. 그런 방법으로 와인 스펙테이터가 영향력을 확보하고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1988년에는 보르도 와인 3개, 버건디 와인 4개, 이탈리아 와인 2개, 캘리포니아 카버네 와인 1개가 10대 와인에 선정됐다. 그로부터 30년도 채 안됐음에도 불구하고 요즘에는 세계 각처의 신흥 산지에서 유럽이나 미국과 같은 전통적인 산지의 와인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와인을 발굴, 평가하고 있어 와인 애호가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준다. 와인 애호가들은 와인이 하나씩 발표될 때마다 설레임을 감추지 못하며 달력에 출고 날짜까지 표시하고 손꼽아 기다린다.

그렇다면 올해의 100대 와인은 어떻게 선정될까? 첫째, 품질을 기준으로 한 와인의 점수, 둘째, 가격을 기준으로 한 가격 대비 가치, 셋째, 생산과 수입된 와인 상자수를 기준으로 한 와인 입수 가능성이다. 와인 스펙테이터는 일단 올해 출시된 1만8000병 이상의 와인을 블라인드 테이스팅해서 먼저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을 획득, 품질면에서 상위권에 오른 와인 5700여 개를 골라 가격들을 비교해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그리고 실제로 일반인들이 이 와인을 쉽게 살 수 있는지 등을 살핀다. 이처럼 3가지 항목을 반영해 2016년 100대 와인도 선정되었다. 물론 이 블라인드 테이스팅 대상에 들기 위해서는 와이너리가 광고를 하거나 잡지를 정기구독해야 한다. 그래서 모든 와인을 대상으로 평가하는 것은 아닌 것이다. 와인 평가에 잡지의 수익성을 고려한 것이고, 그래서 종종 비판을 받기도 한다.



2016년 100대 와인은 2014년과 2015년과 똑같이 평균점수 93점이었고, 평균가격은 46달러로 집계됐다. 항상 그렇듯 모든 와인은 생산량이 한정돼 있다, 와인 스펙터이터에서 고른 와인은 수많은 와인 중 극히 일부이다. 그러므로 와인 스펙테이터에서 선정된 100대 와인은 당장의 쇼핑 목록이 아닌, 앞으로 수년간 관심을 두고 지켜볼 만한 와인 참고서로 생각하면 된다. 그럼 올해의 와인 중 10위까지의 와인만 살펴보자. 이번에는 10위에서 6위까지의 와인을 먼저 살펴본다.

10위는 2014 Hartford Zinfandel, Russian Valley, Sonoma, California로 가격은 38달러. 93점을 받았으며 올해 모두 2200케이스가 생산됐다. 1994년에 던과 제니 할트포디가 캘리포니아 소노마 러시안 리버밸리에서 시작한 이 와이너리는 피노, 샤도네와 진판델로 유명하다. 이 와인은 100년 된 늙은 포도나무에서 수확하여 9개월 동안 프랑스 오크통에서 숙성하여 보통 진판델보다 맛이 깊고 진하다. 풍부한 타닌과 겹겹으로 느끼는 검은 체리와 후추 등 매우 강한 인상을 남기는 와인이다.

9위는 2013년 Smith Haute Lafitte Blanc로 가격은 106달러이며 96점을 획득했다. 프랑스 보르도의 지론드강 왼쪽 지역에서 올해 2500케이스가 생산됐다. 보르도의 2013년 빈티지는 서늘하여 레드 와인은 여무는 것이 힘들었지만 화이트는 반면 화려하고 톡톡 튀게 만들어졌다. 레몬 셜벳과 복숭아향을 품은 이 와인은 앞으로 10년쯤 숙성시켜 마셔도 더욱 빛날 것 같다.

8위는 2013년 Antinori TIgnanello로 105달러이며 94점을 받았다. 이탈리아 터스카니에서 나온 와인으로 티나넬로 와이너리는 슈퍼 터스칸을 대표하는 와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매우 역사가 깊은 와이너리이다. 80~85%가 산지오베세 외 카버네 사비뇽과 카버네 프랑크로 만들어진 이 와인은 14개월 동안 프랑스와 헝가리 오크통에 숙성되었으며 담배와 체리향이 풍부하고 아직은 타닌이 넘쳐 마시기에 조금 이른 듯하다. 웃기지만 2개월 전 우리 와인 클럽에서 블라인드 테이스팅 시합을 했는데, 이 와인이 8병 중 꼴등을 했었다. 아마도 10년 후에 다시 한번 시합하면 분명히 1등을 할 것 같다.

7위는 2012년 캘리포니아산 Ridge Montebello로 175달러이며 96점을 받은 와인이다. 이 와이너리는 그 유명한 1976년에 열렸던 오리지널 파리의 심판에서 2등을 차지해 주목을 받은 와인이기도 하다. 태평양해안에서 불과 15마일 떨어져 있고 해발 1300피트에서 최대 2700피트의 산타크루즈산에서 재배된 포도로 만들어졌다. 올해 5232케이스가 생산됐다.

6위는 2014년 캘리포니아산Orin Swift Machete로 94점을 받고 48달러이다. 페티 시라로 만들어진 이 와인은 다크 초콜릿과 얼그레이 차의 향과 검은 베리들을 함축한 육중한 와인이며 라벨이 꼭 옛날 폴라로이드 사진처럼 생겨 옛 추억을 불러 일으킨다. 올해 생산량은 1만5500케이스로 다른 와인보다 최대 7배에서 최소 3배 이상 많이 만들어져 운이 좋으면 일반 소비자도 이 와인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번에는 올해의 와인 5위부터 1위까지를 살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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