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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 홈리스 텐트와 럭셔리 콘도

[LA중앙일보] 발행 2016/12/14 미주판 8면 기사입력 2016/12/13 22:08

홈리스 텐트가 늘어선 뒤로 고급 아파트와 콘도 공사가 한창이다. 요즘 한인타운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방 한칸을 얻지 못해 차가운 거리에 몸을 누이는 홈리스와 최고급 아파트를 찾는 사람들이 동시대 같은 공간에서 살아간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대비는 날이 추워질수록 더욱 극명해진다.

사회 양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2014년 기준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연봉은 직원 평균임금의 354배에 이른다. 최근 오리건주 포틀랜드시는 CEO의 연봉이 직원보다 100배를 넘으면 영업허가세를 10%, 250배를 넘으면 25%를 추가로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CEO의 임금이 직원 평균보다 20배 높은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 격차가 더 커지면 직원의 사기가 저하되고 회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하버드 비즈니스 저널도 6.7배가 적당하다고 분석했지만 현실은 이론처럼 합리적이지 못하다.

한국의 경우 10대 재벌그룹의 최고 경영자 연봉과 직원 평균임금 차이가 37배로 미국에 비해 작지만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소득 불균형은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이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인구를 상위 20%와 하위 80%로 구분할 때 상위 20%가 세계 부의 94%를 차지한다. 이 같은 부의 편중 현상은 자본주의의 역사가 깊은 북미와 유럽지역에서 강하다.

소득의 편중 정도는 지니계수로 파악한다. 0에서 1까지의 수치로 표시하는데 1에 가까울수록 부의 편중이 심하다는 것을 뜻한다. 미국은 0.45로 소득 불균형이 큰 국가에 속한다. 덴마크, 스웨덴 등 복지정책이 정착된 국가들의 평균인 0.25에 비해 높다.

한국의 지니계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0.3 정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체감하는 상대적 박탈감은 크다. 12일 통계청이 '한국의 사회동향 2016'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의 요지는 '스스로의 노력으로 계층 상승의 사다리를 오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비관론의 확산이다. 1999년에는 '자녀 세대의 계층 상승 어렵다'는 응답이 11.1%에 불과했는데 2016년에는 50.5%로 늘었다. 반수 이상이 지금의 속해 있는 계층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좌절감을 표시한 것이다. 특히 30대에서는 10명 중 7명이 '계층이동 사다리는 없다'고 답했고 57.1%는 '자녀 세대가 나보다 나은 계층에 진입할 가능성도 부정적이다'라고 응답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30세 미국인 중 부모세대의 30세 때보다 더 많은 소득을 올리는 경우는 51%에 불과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비율은 낮아진다. 전세대에 비해 아메리칸드림의 실현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의 견인차는 계층 상승이 불가능한 미국민의 분노와 좌절이다. 이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억만장자 트럼프가 내려 줄 상층 이동의 사다리를 기대했다. 트럼프는 13일 석유업계 거물인 렉스 틸러슨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를 국무장관에 지명해 대부분의 조각을 완료했다. 조각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억만장자의 대거 등용이다. 틸러슨의 재산을 제외한 이전 지명자 내각의 재산규모가 120억달러를 넘는다. 30억달러의 재산을 가졌음에도 무너진 중산층을 대변했던 트럼프의 선택이다. 과연 이들이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편에 설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적당한 수준의 소득 차이는 동기부여의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하지만 격차가 커지면 소득 불균형 현상은 고착화되고 계층상승은 불가능해진다. 오를 수 있는 나무에는 도전해도, 못 오를 나무에는 좌절할 수밖에 없다. 사회의 양극화는 자본주의의 숙명이지만 빈과 부의 명암이 너무나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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