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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크리스마스는 희망의 축제

김정국 골롬바노 신부/ 성 크리스토퍼 성당

성탄이 다가온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이 시기가 되면 모두 조금은 들뜨기도 하고 계절 변화나 삶의 변화가 낯선 양 지나간 시간을 한 번쯤 뒤돌아 보게 하고 또 약간의 설렘과 아쉬움으로 마지막 남은 달력에 이런저런 만남의 일정을 채우기도 한다.

우리와 함께 계시고자 오시는 임마누엘 구세주께서 세상에 오시는 이 신앙의 신비 앞에, 점점 각박해져 가는 세상에서 때로는 위축되고 쉽게 절망하기도 하며 살아가는 우리 마음이 갖는 '희망'에 대해 되새겨 보게 된다.

인간은 희망없이 살 수 없는 존재인 것 같다.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데에 희망만큼 필수적인 것이 없다. 우리는 얻고 싶어하는 모든 선을 진정 얻을 수 있다고 믿거나 그 선에 어떻게 하든 도달할 것이라 믿기에 희망한다. 그리고 희망한다는 것은 그저 바라는 것 이상이어서 바라는 것에 비추어 삶을 바꾸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변화를 갈망하지 않는다면 진정으로 무엇을 희망한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성탄을 전후해서 가족들과 함께 보게 되는 '크리스마스 스토리' '크리스마스 천사' '34번가의 기적'과 같은 크리스마스 영화를 떠올려보면 우리에게 따뜻한 크리스마스의 추억을 상기하게 해준다. 아이들과 불우한 이웃에게 희망과 기쁨을 가져다주는 산타 이야기나 사랑을 나눌 줄 아는 가족 이야기가 묻혀 있던 우리 동심을 꺼내 다시 떠올리게 하면서 우리 안에 잔잔한 감동의 물결을 남긴다.



이런 이야기들은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우리 삶의 희망이 천상적인 선물임을 기억하게 해준다. 성탄의 의미를 잊어 버리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새로운 마음, 새로운 희망을 가지게 해 주시는 분이 하느님이심을 기억할 것이다.

신앙의 선물인 믿음과 희망과 사랑 중에 희망은 가장 연약해 보이는 덕이다. 사랑은 아무도 생각해 낼 수 없는 영웅적인 일을 이루게 하고 믿음은 산을 옮길 만한 힘이 있지만 희망은 실낱 같이 우리 곁에 남아서 우리를 지키는 것 같다. 그래서 프랑스 시인 안톤 페기는 이 희망의 덕이 다른 덕과 자매 사이이면서도 가장 어린 동생으로 그렸다.

이미 성인이 된 사랑과 믿음이라는 두 언니가 양쪽에 서고 그 가운데에 희망이라는 보호받아야 할 것처럼 보이는 어린 동생이 서서 나란히 서로 손을 잡고 길을 가는 것에 비유했다.

그런데 언뜻 보기에 두 언니들이 어린 동생을 데리고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희망이라는 작은 아이가 그 둘을 이끌어가고 있는 것이어서 동생이 멈추어 서면 두 언니들도 멈추어 서게 된다고 했다.

이번 성탄을 맞으면서 우리들은 어떤 희망이 있나. 우리와 함께하고자 오시는 하느님께 어떤 선물을 청할 것인가. 당신이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사랑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우리 안에 가져다 주시는 분이 우리에게 다가오신다. 그래서 크리스마스는 우리의 이런 작은 희망을 나누는 기쁨의 축제이다.

bano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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