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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 뉴스도 못 믿는 시대

[LA중앙일보] 발행 2016/12/21 미주판 8면 기사입력 2016/12/20 21:53

"신문에 나왔어!"

황당하거나 믿기 어려운 이야기를 남에게 할 때 자주 사용했던 말이다. 자신이 한 말에 대해 상대가 진위를 의심할 때 '신문에서 봤다'고 하면 믿었다. 그만큼 신문 기사에 대한 신뢰가 절대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옛날 이야기가 돼가고 있다.

명품만 가짜가 있는 것이 아니다. 뉴스에도 '가짜'가 등장했다. 사실이 아닌 내용을 기사 형식으로 작성해 유포하는 것이다. 신문과 방송 등 전통 매체는 사실 확인이 부족했거나 실수로 오보가 나가는 경우는 있어도 '의도적'으로 가짜 뉴스를 생산하지는 않는다.

인터넷 이전 시대에는 가짜 뉴스가 드물었다. 뉴스를 공상으로 만들 수는 있지만 대량으로 유포할 방법이 없었다. 가짜 뉴스는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SNS)의 발달로 확산이 용이해지면서 시작됐다.

가짜 뉴스는 지난 대선 캠페인 기간 중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포됐던 '피자게이트'로 주목을 받았다.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 진영이 아동 성매매 조직을 운영한다는 음모론이었다. 주류 언론에서 이와 관련한 보도를 취급하지 않자 지난 3일에는 한 남성이 직접 피자게이트의 진상을 밝히겠다면 워싱턴DC의 피자가게 '코멧 핑퐁'에 난입해 총기를 난사했다. 온라인의 가짜 뉴스가 현실의 진짜 범죄를 부른 것이다.

퓨리서치가 지난 1~4일 사이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4명 중 1명(23%)이 거짓 뉴스를 전달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14%는 뉴스를 옮기는 시점에서 가짜임을 알았지만 퍼뜨렸다고 대답했다.

이런 뉴스는 그릇된 정보로 이용자들의 판단에 혼동을 준다. 특히 지난 대선 캠페인 동안 가짜 정치뉴스는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했다. 뉴스 웹사이트 버드피즈의 분석에 따르면 선거일 전 3개월 동안 페이스북을 통해 유포된 뉴스는 진짜보다 가짜가 더 많았다.

전문가들은 소셜미디어의 가짜 뉴스가 대통령 선거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퓨리서치의 조사에서 5명 중 1명이 소셜미디어에서 떠도는 뉴스를 읽고 정치.사회적 성향이 바뀌었다고 응답했다. 실례로 수년간 가짜 뉴스를 제작해 온 폴 호너는 17일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백악관에 가게 된 것은 내가 만든 가짜 뉴스 덕분"이라고 공공연히 밝히기도 했다. 호너는 또 "수년간 허위로 뉴스를 제작해 왔지만 대중은 사실 확인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소셜미디어 이용자의 32%는 '만들어진' 가상의 뉴스를 접한다. 기사로 정교하게 포장된 가짜 뉴스는 네티즌만 속이는 것이 아니다. 존 레논의 아내 오노 요코가 70년대 힐러리 클린턴과 동성애 관계였다고 폭로한 인터넷 뉴스사이트에는 근거없는 뉴스임에도 대기업 크라이슬러의 광고가 붙었다. 다수에게 전달돼 광고효과를 볼 수 있다면 뉴스의 진위에 상관하지 않는다는 추세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 15일 페이스북은 가짜 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페이스북에 떠도는 뉴스 중 진위가 의심되는 기사를 외부기관에 의뢰해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페이스북은 사실여부를 판단하지는 않지만 잘못된 뉴스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뉴스는 정확한 정보를 취합해 다수에게 알리는 기능을 한다. 진실과 거짓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구분하는 것도 보도의 역할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진실의 편에서 거짓을 비판해야 할 뉴스에도 '짝퉁'이 넘친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샴의 법칙처럼 소셜미디어에서 '인기있는' 가짜 뉴스가 진짜 뉴스를 가리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가짜가 판치는 세상 이제는 뉴스도 못 믿는 시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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