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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끊고 적금 들어 유럽여행 가렵니다"

내년 4월부터 값당 10달러선
절연·금연 고민 흡연자 늘어

이틀에 10달러. 한 달이면 150달러 1년이면 1800달러.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소형차 1년치 리스 할부금이나 중형차 2대 있는 집의 1년치 자동차 보험료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큰 딸이 원하는 최고급 노트북을 사줄 수도 있고 낡고 냄새 나는 냉장고를 아내가 원하는 최신형 스리도어로 바꿀 수도 있다. 이는 이틀에 한 갑 정도 피는 흡연자의 담배 지출 금액이다.

2017년부터 담배 한 갑 가격이 대부분 거의 7~10달러(브랜드와 업소에 따라 차이남)로 오른다. 지난 11월 선거에서 담뱃값 인상안(프로포지션 56)이 통과되면서 현행 갑당 87센트가 부과되는 담뱃세가 내년 4월 1일부터는 2달러가 더 붙은 2.87달러가 된다. 따라서 흡연자의 부담도 그만큼 커진다. 이에 따라 새해에도 계속 담배를 필 것인지 아니면 끊을 것인지 고민하는 흡연자가 늘고 있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약 30년 동안 담배를 피고 있다는 존 최(48)씨는 "현재 2~3일에 한 갑 정도 피고 있는데 담뱃세 인상이 은근히 부담으로 다가온다"며 "아내의 압력(?)도 강해져서 새해부터 담배를 확 줄이든지 아니면 이 기회에 아예 끊든지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예 이번 기회에 담배를 끊으려고 했는데 더 확실한 이유가 추가됐다며 오히려 금연 의지를 다지는 경우도 있다.



박진영(여.32)씨는 "직장에서 담배 친구도 점차 줄어들고 미용이나 건강상으로도 좋지 않은 것 같아 담배를 끊어볼까 생각하던 중이었다"며 "여기에 담뱃값까지 오른다고 해서 내년 1월 1일부터 금연할 결심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연해서 절약한 돈은 적금을 들어 3년 뒤에는 친구와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할 계획이란다.

평생 즐기던 담배를 어떻게 끊느냐며 흡연량을 줄이거나 싼 담배로 바꿔서라도 계속 흡연자로 남겠다는 한인도 있다.

리처드 강(70)씨는 "군대 시절에 담배를 배워 지금까지 꾸준히 피고 있다"면서 "담뱃값이 올라도 (담배를) 끊을 자신은 없고 보다 저렴한 담배를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20대 흡연자는 "내년부터 기호용 마리화나가 합법화된다고 해서 담배 대신 마리화나로 바꿔서 가끔 피워볼까 생각 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담뱃값 인상이 내년 4월부터 시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일부 담배업소와 흡연가들은 담배 사재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모씨는 "목돈이 있으면 왕창 사 두겠지만 그럴 여력은 안되고 지난달부터 2주에 한 번 월급이 나올 때마다 한보루씩 좋아하는 담배를 사다놓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당분간은 담배를 끊을 생각이나 계획이 없기 때문에 지출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지금 사두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흡연자를 줄이고 금연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담뱃세 인상안이 한인 흡연자 감소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국에서는 갑당 2000원이 올랐을 때 한동안 흡연자가 감소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 담배 가격 인상이 흡연률 감소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김병일 기자 kim.byongi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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