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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운 전자 없는 차, 점원 없는 마켓

조원희 / 디지털부 기자

최근 IT업계에는 눈길을 끄는 두 가지의 뉴스가 있었다. 하나는 우버가 자율주행차를 이용한 '무인택시'의 운행을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했다는 것이다. 우버는 자율주행차의 운행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캘리포니아 차량국(DMV)과 마찰을 빚었다.

우버 측은 '크루즈 컨트롤'과 비슷한 기능을 차량에 탑재했을 뿐이고 비상시를 대비해 운전자도 탑승했다고 항변했지만 결국 운행은 철회했다. 우버의 사례를 보면 무인택시의 상용화는 먼 이야기 같지만 이미 피츠버그 등에서는 시험운행을 하고 있다. 무인택시가 도로를 차지할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한편 전세계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은 오프라인 매장 '아마존 고'를 할 예정이다. 식료품을 위주로 꾸며질 아마존 고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계산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 스마트폰을 이용해 자신의 아마존 계정을 인증하고 매장에 들어서는 것만으로 필요한 모든 절차는 끝이다. 원하는 물건을 골라 들고 나오면 자동으로 계산이 되고 아마존 계정을 통해 지불까지 완료된다.

두 개의 뉴스는 현재 전세계의 화두가 자동화라는 것을 보여준다. 사람의 노동력이 필요없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자동화가 급속도로 발전하자 대규모 실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식료품점은 미국 소매업계 매출의 17%를 차지하고 있다. 무려 350만 명이 식료품점에서 일하고 있으며 식료품점의 캐시어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흔한 직업이다. 우버 운전자 또한 150여만 명으로 추정된다. 무인점포와 무인택시가 일반화되면 엄청난 규모의 실업자가 발생할 것을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자동화로 일자리가 사라지는 상황은 사실 '오래된 미래'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경제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정보화 사회의 진입이 사람들로부터 일자리를 앗아갈 것이라는 예언을 1995년에 했다. 당시 출판된 저서 '노동의 종말(The End of Work)'은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던졌다. 이제 생산에는 사람의 노동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노동을 하지 않는 인간은 결국 소비자로서의 가치밖에 남지 않는다.

일견 절망적으로 보이는 이러한 상황을 헤쳐나갈 방법으로 기본소득이 거론되고 있다. 국가가 일정한 소득을 국민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나눠주는 정책이다. 이미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가 기본소득 정책이 가까운 미래에 시행될 것이라 예언했고 오바마 대통령도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인간은 일을 해야 한다는 사고는 인류가 지닌 가장 오래된 개념 중 하나다. 노동을 하지 않으면 절대 먹고 살 수 없었던 시기부터 우리에게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다. 성서에도 '일하기 싫어하는 자는 먹지도 말라'라는 구절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이 노동을 하지 않고도 먹고 살 수 있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노동이 끝난' 세상에서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노동에 투입된 대부분의 시간은 과연 어떻게 쓰일까? 인류의 역사를 완전히 바꿔 놓을 수 있는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 아니 이미 우리에게 다가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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