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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2016년 마지막 주 종교면을 만들며…

종종 '취재 그 후' 칼럼을 써왔습니다.

취재 뒷이야기나 소회 등을 독자와 솔직히 나눠보자는 취지였습니다. 그러나 정작 독자들과 얼마나 친밀한 소통이 있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기자는 때론 일방적인 전달자 입장이 되곤 합니다. 물론 독자로부터 피드백을 듣긴 하지만 기사와 관련된 사항만 논할 뿐,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진정한 소통은 생략되기 일쑤입니다.

2016년의 끝자락입니다. 올해 마지막 주 종교면은 어떻게 만들까 고민을 하다가 속마음을 격의없이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글을 씁니다.



기사를 접한 독자들이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묻습니다. "종교가 무엇이냐" "나이가 어떻게 되느냐" "욕을 많이 먹지 않느냐" "기자 생활은 재미있느냐" 등의 질문입니다.

그때마다 기사와 관련된 사항이 아니라면 개인 신상에 대한 답변은 피했는데, 그게 어떤 거리감을 느끼게 하진 않았는지 돌아봅니다. 개인적으로는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독교와 관련, 논란이 되는 이슈에 대해서는 늘 마음이 편하지는 않습니다. 기사를 작성할 때 그만큼 고민도 많고 안타까운 마음도 있습니다. 반면, 미담이나 좋은 소식을 보도할 때면 그 누구보다 뿌듯하고 보람도 느낍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냉정해지려고 합니다. 자칫하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칠 수 있기 때문이죠.

한 예로 크리스천 경찰이 있습니다. 그 경관이 음주운전자를 단속했는데 알고 보니 같은 교회 교인입니다. 그 이유 때문에 범법행위를 몰래 눈 감아준다면 그 경관은 신앙인으로서 올바른 양심을 가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반대로 특정 위치에 있는 신앙인이 기독교에만 특혜를 준다면 그것 역시 정당한 일은 일은 아닐 겁니다.

저 역시 그런 마음으로 이 일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당연히 교계의 양지와 함께 음지도 조명하고 타종교 소식도 골고루 보도하는 겁니다. 그게 신앙적으로 합당한 직업 윤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욕설을 듣기도 하고 오해와 각종 구설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기자로서의 소신과 환경 사이에서 내면의 갈등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기자는 '하고 싶은 말'이 아닌, '해야 할 말'을 하는 역할이 주어진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까지 기자 생활을 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펜을 들고 있는 동안은 부끄러운 글을 쓰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것이 언론인으로서 독자에게 가장 신뢰를 얻는 방법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올해 저희 가정에 첫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는 참 특별했던 한 해였습니다. 퇴근 후 사랑스러운 아내와 귀엽게 웃는 아기를 볼 때면 하루 내내 힘들었던 일과 스트레스는 연기처럼 사라지곤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막중해졌지요. 책임이라는 것은 인생의 성숙 역시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그 성숙함이 앞으로 쓰게 될 수많은 글에도 녹아들면 좋겠습니다.

내년에는 독자들과 여러 방면에서 좀 더 가까워지는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페이스북(www.facebook.com/bruinsryan)도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더 많은 독자와 만날 수 있다면 즐거울 것 같습니다. 그 설레는 기대를 안고 저도 내년을 준비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늘 건승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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