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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 사라지는 섬

김완신 편집 부국장

지구 온난화와 생태계 파괴 등의 환경문제는 그 피해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 것에 문제가 있다. 범죄율이 높아지면 주민들에게 당장 피해가 돌아가고 잘못된 정치는 즉시로 국민들에게 고통을 준다.

그러나 환경 오염과 파괴는 막연히 미래의 재앙으로만 인식되고 있다. 숨쉴 수 있는 공기와 마실 수 있는 물이 있는 한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발등에 떨어진 불은 모두 나서서 끄지만 먼산을 태우는 불은 단지 근심스런 마음으로 바라보는 대상일 뿐이다.

얼마전 열린 환경관련 국제심포지엄에서는 온난화로 나라 전체가 바다에 잠길 위기에 처한 투발루의 타바우 데이 부총리가 투발루가 사라지지 않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9개 섬으로 이뤄진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투발루는 이미 섬 2개가 물에 잠겨 사라졌다. 지금도 매년 0.5~0.6센티미터씩 나라가 물에 잠기고 있다고 한다.



온난화로 해수면이 계속 높아지게 되면 이 나라는 세계지도에서 영원히 사라질 수 밖에 없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투발루 뿐만 아니라 태평양의 여러 섬들도 이같은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영토분쟁으로 전쟁이 났을 때 땅의 주인이 바뀌기는 하지만 영토 전체가 사라진 경우는 없었다. 자연이 만들어 놓은 땅이 자연을 훼손시킨 인간의 잘못에 의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북극해에 항해가 가능할 정도로 빙하가 줄면서 북극을 찾는 관광객들이 많아지고 있다. 1990년에 100만명이었던 관광객이 최근에는 150만명으로 늘었다고 한다.

수백년에 거쳐 조금씩 상승하는 대기의 온도는 감지하기 어렵다. 허리케인으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면 이를 재난으로 받아들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고 서서히 다가오는 지구 온난화라는 거대한 재앙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

지난 24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고위급 회담에서 전지구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유엔을 중심으로 한 해결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가 이제는 특정 국가와 일부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촌 모두의 문제라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지구에 살고 있는 한 기후와 생태계의 환경을 벗어나지 못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공상과학 소설 '파피용'에 나오는 사람들 처럼 거대한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떠나 새로운 행성을 찾아 나서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환경문제는 어느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정치와 이념을 초월하는 인류 전체의 문제다. 따라서 해결책도 인류 공동의 노력이 있을 때에 가능하다.

문명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었지만 환경파괴라는 부작용을 가져왔다. 물질 문명의 발달로 환경파괴가 가속화되면서 이제는 문명발달과 환경보존이라는 상충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문명의 퇴보를 감수하면서 자연을 보존할 수도 없고 환경을 위해 문명화를 거부할 수 없는 것이 현대사회의 딜레마다.

한 마을의 작은 호수가 썩어 들어가면 주민들의 힘으로 맑은 물을 끌어 들일 수 있다. 하지만 거대한 바다가 푸른 빛을 잃고 지구를 둘러싼 대기온도가 높아지면 무한의 노력으로도 복구할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된다.

지구를 지키고 환경을 살리는 일은 후대의 몫이 아니다. 지금 우리가 결단하고 실행해야 할 문제다. 섬들이 하나씩 둘씩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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