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삶의 향기] 한 줄기 기쁨을 향한 순례

김정국 골롬바노 신부 / 성 크리스토퍼 성당

새해가 시작되고 이제 막 며칠이 지났다. 새 달력을 바라볼 때마다 아직은 낯설기도 하다. 새해에 대한 소망과 기대로 어떻게 한 해를 살아갈까 계획하면서 다 똑같은 날처럼 보이던 날들이 새로운 시작이라는 다른 의미로 다가오기도 한다.

매일 똑같은 일과를 반복하는 삶을 살아가게 마련인 우리는 때로 자신의 삶에 변화를 주고 싶어 이것 저것 해보게 되지만 새로움과 거기서 오는 설렘은 항상 잠시 뿐이고 다시 또 금방 지루한 일상이 되어 버림을 경험한다.

질적으로 다른 시간에 대해 꿈꾸는 일을 계속하자면 다시 시작하는 일을 더 자주 하는 것밖에 다른 도리가 없을지도 모른다.

문득 새해를 맞이하고 다시 살아가는 일을 이어가는 것은 여행을 떠나는 날처럼 짐을 꾸려 차에 싣고 정한 목적지로 찾아 나서는 것과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삶에서 무엇인가를 다시 시작하는 것은 항상 약간의 모험과 설렘이 있고 다른 것을 발견할 기대를 갖게 한다. 그래서 삶은 '행복'이라고 불리는 기쁨을 찾는 여행인가 보다. 사실 무엇을 기꺼이 하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의지적으로 얻어야 할 중요한 덕목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신앙의 여정에서 '기쁨'이라는 말은 더 본질적인 뜻을 담고 있다. 성경에 몇 번이나 '기쁨'에 대해 말하는지 구절을 검색을 해보니 154개의 구절이 있었다.

그 중에는 요한 복음서의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무를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라는 말씀은 신앙의 목적에 대해 언급하며 구원과 충만한 기쁨을 동일시한다.

그리고 "주님 안에서 늘 기뻐하십시오. 거듭 말합니다. 기뻐하십시오"하고 필립비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기쁨을 권고할 만한 신앙의 의지적 태도로 제시한다.

새해의 두 구절은 충만한 기쁨을 얻는 것, 기쁘게 사는 것이 우리에게 원하신 하느님의 뜻이라는 점에서 하나같이 기쁨을 전파하고 있다. 그게 사실 우리가 전해 받은 '복음'인 것이다. 기쁨이 구원의 속성이라는 점에서 특히 그리스도인들에게는 꼭 갖추어야 할 자세요 덕이며 '성령의 열매'(갈라 5;22)이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권고 '복음의 기쁨'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세상에는 '부활 시기 없이 사순 시기만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그리스도인들'이 주변에 여럿 있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물론 기쁨을 삶의 모든 순간에 항상 똑같이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고통이 앞서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기쁨은 우리 신앙생활에서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한 줄기 빛으로라도 언제나 우리 곁에 늘 남아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신앙의 기쁨이 더디지만 분명하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확고한 신념으로서 극심한 비탄 속에서도 서서히 되살아나도록 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 새로 시작된 한 해를 맞으며 우리는 삶의 숨겨진 기쁨을 찾는 희망의 순례를 나선다.

banokim@gmail.com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