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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가지 없는 막말창구, 신 전략무기로 진화
경계·격식·규칙 없는 트위터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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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7/01/11 미주판 4면    기사입력 2017/01/1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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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 스트립은 할리우드에서 과대 평가됐다"고 비판한 트럼프의 트위터 글.
"메릴 스트립은 할리우드에서 과대 평가됐다"고 비판한 트럼프의 트위터 글.
공격 대상, 단어 사용 거침 없고
시도때도 없이 글 올려 예측 불가

참모들 잠 깨자마자 트위터 챙겨
트럼프 "난 트위터의 헤밍웨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트윗 한 줄이 지구촌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8일 "트윗 하나로 방송 뉴스의 제목이 바뀌고 금융 시장을 움직이며 전 세계 지도자들을 걱정하게 만든다"고 전했다. 같은 날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는 "트위터는 트럼프의 전략 무기"라고 보도했다.

대선 기간 중 막말과 비방의 창구로 비판 받았던 트럼프의 트윗은 대선 승리 이후엔 미국과 전 세계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공격 무기로 전환됐다. WP는 '트럼프의 메가폰'이라고 표현했다.

트럼프의 트위터 파워는 지난주 나라 안팎의 자동차 업체 때리기에서 확인됐다. 트럼프가 지난 3일 오전 7시30분 올린 "GM은 미국에서 자동차를 만들든가 아니면 국경세를 내라"는 트윗은 즉각 1만8000건의 리트윗으로 번졌다.

WP에 따르면 직후 GM에 대한 구글 검색은 두 배로 늘었다. GM 주식은 이날 주당 24센트 떨어졌다. 두 시간도 지나지 않은 오전 9시10분 GM은 "멕시코에서 만드는 자동차 모델은 수출용으로 미국 내 판매는 생산량의 2%에 불과하다"는 해명 성명을 냈다. 트럼프 당선인이 멕시코에 공장을 건설하려던 도요타에 국경세를 부과하겠다는 글을 올린 6일에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졌다. 도요타 주가는 일본 증시에서 장 초반 3.1% 급락했다. 도요타 역시 트윗이 나온 지 채 두 시간도 지나지 않아 "멕시코 공장은 미국 내 생산시설을 지원하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5일엔 대만 총통 차이잉원(蔡英文)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트위터에 올리며 미.중 관계에 폭탄을 던졌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폐기할 수 있다는 으름장이나 다름없어 중국 외교부가 강경 반발했다.

국내 정치에서도 트럼프의 트윗은 막강하다. 집권 여당인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의원 감시기구인 의회윤리국(OCE)을 의원들이 직접 통제하는 법안을 상정하려다가 지난 3일 트럼프가 "부당하다"고 트위터에 올리자 곧바로 철회했다.

트럼프 트윗은 기존 정치인과는 전혀 다르다. 무차별 공격이라 비판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여배우 메릴 스트립부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거쳐 캐리어 에어컨에 이르기까지 맘에 들지 않으면 때린다. 이때마다 '어리석은'(stupid), '바보'(fool), '아첨꾼'(flunky), '광대 두목'(head clown) 등의 거친 표현을 서슴지 않는다. 대통령 당선자가 응당 갖출 체면을 의식하지 않는다. 그러다가도 돌연 화해 무드를 조성해 상대방의 혼을 빼놓는다. 포드를 공격한 뒤 미국내 공장 투자가 발표되면 "고맙다!"고 칭찬하는 식이다.

또 트럼프는 주로 아침 기상 시간대에 트윗을 올리지만 오후에도, 밤에도 포스팅을 해 예측 불허다. 발끈 트윗을 잇따라 올리다가도 느닷없이 아들 에릭에게 "생일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쓴다. 트럼프의 트윗은 가리는 것도 없고 체면도 없고 규칙도 없는 '3무(3無)'다.

그럼에도 1930만 명의 팔로어를 가진 트럼프의 트위터 파워는 온라인 공간을 통해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데 있다.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는 "정보는 넘치고 주목받기는 어려운데 트럼프는 주목을 받는 동력을 알고 있다"고 전했다.

대선 기간 계속됐던 각종 추문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를 지지했던 충성층들에겐 트럼프의 트위터 메시지는 진실로 간주된다. WP는 "트럼프의 자랑은 온라인 장악력"이라고 전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트위터의 헤밍웨이"로 불린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예측불허 트윗은 실제 현실에서 드러나는 트럼프의 예측불허 행보와 맞물리며 상대에게 불안감을 증폭시켜 힘을 발휘한다. 트럼프의 트윗은 측근들의 업무 스타일도 바꾸고 있다. 백악관 대변인으로 내정된 숀 스파이서는 "(매일 아침 일어나면) 제일 먼저 트위터를 본다"며 "여기에서 뉴스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임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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