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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영화속 알츠하이머

정유석 정신과 전문의

영화 '더 노트북(The Notebook)'은 니콜라스 스파크스가 1996년에 발표하여 베스트 셀러에 올랐던 소설을 2004년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첫 사랑을 나눈 남녀가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지속해 가는 드문 사랑 이야기이다.

1940년 여름 노스캐롤라이나 해안가 씨브룩이란 마을에서 열린 카니발에서 앨리와 노아는 처음으로 만난다. 노아는 동네 목공소에서 일을 하는 청년이고 앨리는 여름철 별장에 놀러온 부자집 처녀다. 여름철이 지나면 헤어질 처지이지만 그들은 깊은 사랑에 빠진다. 앨리의 부모는 노아의 집안이 가난하다고 이들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는다. 앨리가 떠나자 노아는 매일 그녀에게 편지를 쓰겠다고 약속한다.

마침 2차 대전이 발발하여 노아는 육군에 입대하여 유럽 전선에 투입된다. 한편 앨리도 간호사로 지원하는데 부상당한 한 장교가 그녀를 좋아한다. 그는 부유한 남부 출신이었다. 앨리의 부모는 그들의 결합을 승인한다. 노아는 약속대로 전장에서도 매일 앨리에게 편지를 보냈지만 그녀의 어머니가 모두 가로챈다. 노아의 소식을 받지 못해 실의에 빠진 앨리는 장교의 구혼을 받아들인다.



전쟁이 끝나고 노아가 귀환했다. 그는 앨리를 처음 만났을 때 그녀의 낡은 저택을 수리해 주겠다고 약속한 적이 있었다. 그는 시간이 나는 대로 저택을 수리하면서도 외로움을 잊으려고 술에 취한다. 앨리는 이미 약혼한 상태지만 옛 사랑의 그림자를 더듬기 위해 씨브룩을 찾는다. 그녀는 예상외로 노아가 약속했던 대로 저택이 수리되어 있음을 발견한다. 이로 인해 그들은 다시 만나 첫 사랑의 정열을 다시 불태운다.

이야기가 이제는 늙은 노아가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앨리를 찾아 양로원을 매일 방문하면서 시작된다. 그는 앨리에게 노트북에 적힌 옛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기억을 되살리게 노력한다. 대부분의 기억은 지워졌지만 그래도 그녀는 가끔씩 노아의 끈질긴 집념에 의해 정신이 돌아와 예전 사랑의 기억을 되살리기도 한다.

망각의 세계로 떠나가는 첫 사랑에 대한 한 남자의 절망없는 꾸준한 노력은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고 눈물까지 자아내게 한다.

그러나 이 질환은 이 영화에서와 같이 미화될 수 없는 심각한 질환이다. 알츠하이머병은 기억력 상실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 질환은 기억만이 아니라 신체와 마음 그리고 영혼까지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준다. 환자의 절반은 우울증을 갖고 있으며 환청과 피해망상 같은 정신병 증상이 뒤따른다. 근육은 굳어지며 몸이 굽고 걷기가 어려워지다가 결국 불가능해 진다. 음식을 삼키는데 장애가 올 정도면 대소변조차 가리기 힘들다.

사랑을 주거나 받을 능력이 없어진다. 희망이나 신앙심조차 사라진다. 신체가 허약해져서 폐렴 같은 치명적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정도에 이르면 환자는 친지나 사랑하는 가족에게 말할 수 없는 부담을 끼친다.

현재까지 치료는 일단 발병이 되었을 때 약물을 사용하여 그 진행을 늦추는 단계에 와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밀로이드란 이상 단백질 형성을 방지하거나 백신에 의해 이상 단백질을 제거하게 함으로써 발병을 방지하는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그 성공을 앞으로 약 2~4년으로 보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을 소재로 만든 영화로 헨리 폰다와 캐서린 헵번이 주연한 '황금 연못'(On Golden Pond)이 있다. 헨리 폰다는 치매 초기 환자의 역으로 나오는데 이 영화가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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