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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워싱턴’ 기대와 불신 교차

취임식 날 서로다른 '미국의 자화상'
지지자들 환호와 반대시위대 규탄 재조적

“오늘 취임식은 승리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기념하는 자리입니다.”
로이 블런트 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이같이 화합과 존중을 강조했다. 하지만 불과 15분 전 취임식장에 입장한 힐러리 클린턴에게 “그녀를 감옥으로(lock her up)!”라고 외치던 트럼프 지지자들에게는 무리한 요구였다.

이들은 민주당 척 슈머 상원의원이 뒤이어 단상에 오르자 “그만하고 꺼지라”는 야유와 함께 “트럼프를 원한다,” “U!S!A!”라는 불만섞인 구호를 쏟아냈다. 슈머 의원이 미국인들의 진취성과 애국심을 강조하기 위해 “인종, 종교, 성별, 성정체성이 무엇이든, 이민을 왔거나 미국에서 태어났든 간에 애국심으로 뭉치자”며 ‘민주당식’ 표현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맥락의 메세지로 오히려 박수를 받았다. 그는 “애국심에 마음을 열면 편견이 자리잡을 여지가 없다”며 “우리 나라를 재건하고 모든 국민들에게 약속을 다시 해줄 것”이라고 선언하고 취임사에서 수차례 ‘우리’를 강조했다.

군중은 그 ‘우리’가 누구인지 확인시키려는 듯 구호로 화답했다. 트럼프가 “급진적 이슬람 테러리즘을 박멸하겠다”고 외치자 ‘예수가 이긴다(Jesus Trumps)’라는 구호가 내셔널 몰 일대에 울려퍼졌다. 이날 트럼프는 취임사에서 ‘아메리칸’을 16번 언급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두차례 취임식과 비교해 백인들이 압도적으로 대다수였던 취임식장의 군중과 아침부터 시작된 다운타운 시위대의 모습은 대조적이었다.

이민자단체들부터 블랙라이브즈매터, 환경보호단체, 여성단체, 성소수자 단체들까지, 이날 I가를 행진한 수만명의 시위대는 하나같이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주의자나 파시스트라며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이들은 음악과 다양한 행위 예술로 평화롭고 신나는 분위기를 연출하며 행진했다.

하지만 불과 두 블록 떨어진 곳에서는 대통령 행진을 방해하기 위한 무허가 점거 농성이 폭력사태로 이어졌다. 스키 복면과 방독면을 준비하고 온 시위꾼들은 상가와 자동차의 유리창을 박살내고 쓰레기통에 불을 질렀다. 하지만 2만8000여명의 군인과 경찰은 90여명을 체포하고 최루탄과 페퍼스프레이를 쏘며 시위대를 저지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백악관에 입성, 워싱턴DC는 공식적으로 ‘트럼프 타운’이 됐다.


워싱턴DC=조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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